UBS워버그증권이 삼성전자 보고서 사전유출 혐의가 확인돼 문책 기관경고
와 함께 임직원 3분의1 가량이 징계를 받았다. 메릴린치증권도 LG전자 등
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사전에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 주의적 기관경고를 받
았다.

금융감독원은 UBS워버그증권에 대해 지난 5∼6월 검사를 실시한 결과 1∼5
월 사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국민은행 등 11건의 분석보고서를 회사의 공
식승인 시점보다 최장 6일에서 최단 1시간전에 영업직원, 고객 등에게 유출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3일 밝혔다.

UBS워버그증권은 이 보고서를 일반투자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이들 제3자에
게 먼저 제공했다는 사실을 함께 공표하지 않았다. 워버그증권은 이에 따
라 리처드 사뮤엘슨 전 지점장과 직원 1명이 각각 문책경고와 정직 조치를
받는 등 임직원 53명중 15명이 징계를 받았으며 영국 본사와 영국금융감독
청(FSA)에 위법.부당 사실과 제재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기관조치나 임직원에 대한 감봉 이상 조치를 내린 것
은 이번이 처음으로 외국계 증권사중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두 회사를 상
대로 증권사의 기업정보 사전유출 관행에 처음으로 손을 댔다는 점에서 의
미가 크다.

워버그증권에서는 또 주식거래가 금지돼 있는 준법감시인 1명이 자기매매
를 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또다른 직원 1명이 외국인 고객의 주문정보를 이
용해 현대자동차 등 7개 종목을 선행매매(프론트러닝)한 사실도 밝혀냈다.
금감원은 그러나 워버그증권이 문제가 된 삼성전자 보고서 사전유출을 통
해 선행매매, 자기매매한 혐의는 확인하지 못했다.

워버그증권은 또 전산시스템을 통해 고객 주문정보, 체결내역 등을 홍콩 현
지의 계열사 임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유출해 왔으며 외국
인 자산관리자를 편익제공 통제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내부통제시스템도 허
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메릴린치증권도 1월과 3월에 각각 LG전자와 한
국전기초자에 대한 조사분석 보고서를 내면서 회사승인전보다 34시간, 10시
간전에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10개 기관투자가들에 유출한 것으로 나타나 정
직 1명을 포함 6명이 제재를 받았다.

두 회사는 앞서 2000년 외국인 고객의 주문정보를 주문전에 전화, 메신저
등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유출해오다 문책 조치를 받았으나 이후에도
계속 싱가포르투자청 등 100여개 기관투자가에 주문정보를 흘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찬 금감원 증권검사국장은 “내달 중순까지 9개 외국계 증권
사를 포함한 23개 증권사의 조사분석보고서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실시한
다”며 “증시에 만연한 정보제공의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