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인도의 자동차 제조업체 마힌드라&마힌드라(M&M)가 선정된 12일 오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차는 최근 여름 휴가를 반납하며 자동차에 생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날 정문 앞에서는 부당 해고자 복직을 위한 1인 시위도 벌어졌다. /연합뉴스

[경인일보=이한중·최규원기자]쌍용차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첫 수순인 우선협상 대상자로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우선 선정됨에 따라 쌍용차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러나 마힌드라의 쌍용차 확인실사와 인수 대금 조정, 고용 승계 등 실제 협상과정이 남아있는데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이어 또다른 '먹튀' 우려도 만만치 않아 가시밭길이 예고된 상태다.

■ '마힌드라 선정 배경 및 매각 절차'=인도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인 마힌드라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는 입찰 금액과 경영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인도 재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풍부한 자금을 자랑하는 마린드라가 7천200억원에 달하는 쌍용차의 부채를 감안할 때 얼마 정도를 입찰가격에 써 넣을 것인지가 이번 인수전의 최대 포인트였다.

마힌드라가 4억8천만달러(약 5천600억원)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후문을 고려할 때 쌍용차 부채를 일괄 변제할 경우 필요한 6천억원에 비교적 근접한 액수다.

'먹튀'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마힌드라의 경영 의지도 중요한 기준이 됐다. 마힌드라는 인수전 초기부터 삼성증권과 유럽계 로스차일드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였고 최근에는 파완 고엔카 사장 등 25명의 대규모 실사단을 파견하는 등 쌍용차 인수에 전력투구해 왔다.

쌍용차 인수 절차는 마힌드라가 입찰대금의 5% 수준인 이행보증금을 납부하고 이달 말까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다음달로 예정된 우선협상 대상자의 확인실사와 10월 인수대금 확정을 거쳐 11월쯤 본계약 체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 '시장 반응 긍정적'=채권단은 12일 쌍용차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와 관련, 인수·합병(M&A)이 종료된 이후 인수자의 공식적인 자금지원 요청이 있을 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그러나 인수 작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쌍용차에 어떠한 자금도 지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다만 우선협상 대상자가 인수자금 지원을 요청할 경우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 여부를 검토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술 욕심이 아니라 경영 전략을 기반으로 진지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 '남은 과제…또다시 '먹튀' 논란(?)=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까지 남은 변수는 중국 상하이차의 '먹튀' 논란, 인수대금, 고용승계 등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마힌드라가 지난 2004년 10월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가 약속한 투자는 하지 않고 4년여만에 손을 털고 고급 기술만 빼내간 선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큰 과제다.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과 인도 업체는 다르다는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에 중점을 둔 상하이차와는 달리 마힌드라는 쌍용차 인수를 미국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먹퇴 논란을 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인도 그룹인 타타가 2004년 대우상용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인수금액 역시 문제다. 쌍용차와 채권단의 마지노선은 채무 일괄변제 액수인 6천억원 선인데 실제 마힌드라의 입찰 제시액으로 알려진 액수보다 400억원 정도 작은 것으로 알려져 채권자들이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직원 고용 보장과 단협 승계 문제도 협상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의 세계적인 기술력과 유통망이 마힌드라의 자본력과 합해지면 인도 내수시장은 물론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 쌍용차 매각 관련 일지

▲ 2004.10.28 = 쌍용차 채권단, 상하이차와 기업인수 본계약 체결

▲ 2009. 1. 9 =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 2009. 2. 6 = 법원,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 결정

▲ 2009. 2. 9 = 박영택·이유일 법정관리 공동관리인 취임

▲ 2009. 4. 8 = 쌍용차 '2천646명 구조조정안' 발표

▲ 2009. 5.22 = 쌍용차 법정관리 1차 관계인 집회

노조, 공장점거 파업 시작

▲ 2009. 5.31 = 쌍용차 평택공장 직장폐쇄

▲ 2009. 6. 6 = 사측, 정리해고 유보 중재안 노조에 전달

▲ 2009. 6. 8 = 쌍용차 사측, 976명 정리해고 단행

▲ 2009. 8. 4 = 경찰, 공장 진압작전 개시

▲ 2009. 8. 6 = 노사 대표 '마지막 협상', 협상 타결

▲ 2009. 8.13 = 쌍용차, 완성차 생산 재개

▲ 2009. 9.15 =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 2009.11. 6 = 이해관계자 집회서 회생계획안 부결

▲ 2009.12.17 = 서울중앙지법, 쌍용차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 2010. 5.10 = 쌍용차 매각 공고

▲ 2010. 5.28 = 쌍용차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

▲ 2010. 8.10 = 쌍용차 입찰 제안서 마감, 마힌드라등 3곳 제안서 제출

▲ 2010. 8.12 = 우선협상대상자로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 선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