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19일 오전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현 라구(拉古)향에 추락한 북한 전투기 잔해를 해체, 사고현장에서 반출했다.

   라구향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께 무장 경찰 100여 명이 사고 현장 접근을 엄격하게 통제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사고 전투기를 해체해 대형 트럭 3대에 나눠 실은 채 모처로 운반했다.

   라구향의 한 주민은 "운반 당시 무장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분위기가 살벌했으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한 가운데 전격적으로 사고 전투기를 운반했다"며 "선양(瀋陽) 쪽으로 갔지만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전투기가 추락한 이후에도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지만 운반될 때는 해체된 상태였다"며 "15-20t짜리 트럭 3대에 나뉘어 운송됐다"고 전했다.

   사고 전투기가 반출됐음에도 무장 경찰들이 철수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통제,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라구향 주민들에게는 이번 사고와 관련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다.

   한 주민은 "향장이 집집이 돌면서 이번 사고에 대해 일절 외부에 누설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물어봐도 해줄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선양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추락한 전투기를 즉각 북한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사고 전투기를 상대로 중국으로 넘어온 경위나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반출된 사고 전투기가 선양의 공군부대로 운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과 중국 당국은 지난 18일 사고 수습과 전투기 처리에 대한 협의를 벌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오후 중국 당국을 인용, "중국 당국이 북측과 전투기 처리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일본 교도 통신도 이날 최병관 주중 북한대사가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기체 회수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차관보급 간부가 선양에 도착하고 주선양 북한총영사관 관계자도 18일 저녁 사고 현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