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무단방북했던 한상렬 목사는 방북 두 달여만인 20일 오후 한반도기를 흔들며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환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 관계자 200여명은 한 목사의 귀환 예정시간 약 10분전인 2시50분께부터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 앞에 도열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 구호 열창과 함께 '조국은 하나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한 목사의 등장을 기다렸다.

   한 목사는 2시57분께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내 북측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눈 뒤 3시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흰색 두루마기 차림의 한 목사는 겉으로는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지만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다는 게 정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군사분계선 남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통일부 연락관 2명은 양쪽에서 한 목사의 팔을 끼고 신병을 인수했으며, 현장에 나온 공안당국 관계자들에게 한 목사의 신병을 넘겼다.

   한 목사는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을 지나 평화의 집에서 잠시 공안 당국으로부터 간단한 인정 심문을 받았으며, 승용차 편으로 서울로 압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신속히 한 목사의 귀환 소식을 전하면서 "안경호 위원장을 비롯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성원들, 관계부문 일꾼들이 목사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포옹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개성시의 각 계층 근로자들과 청년학생들이 판문점에서 꽃다발을 흔들고 '조국통일' '우리 민족끼리' 구호를 합창하면서 목사를 열렬히 환송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한 목사를 서울 홍제동 보안분실로 연행해 검찰, 국가정보원 등과 함께 방북 경위와 북한 내 행적 등을 합동조사한 뒤 48시간 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으려면 사전에 유엔사와 협의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북측은 한 목사의 귀환과 관련해 유엔사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 무력화를 시도해온 북측이 이번 한 목사 귀환에서도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다.

   다만 북측 조선적십자회는 지난 11일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한 목사의 귀환 일정을 통보하는 한편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무사 귀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한 바 있다.

   한 목사는 당초 광복절인 이달 15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귀환 일정을 연기, 방북 70일만인 이날 귀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