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자질과 정책 역량, 도덕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김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번 청문 과정의 하이라이트로,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날은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위주로, 25일은 후보자 검증과 증인신문이 각각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잇따라 쏟아내며 도덕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여당 의원들은 정책검증에 비중을 두면서 적극 엄호에 나서 불꽃 튀는 공수 맞대결이 펼쳐졌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거창군수 시절H건설회사 대표로부터 수억대 돈거래 의혹, 경남지사 재직시 재산증식 의혹, 부인 소유의 건물에 대한 세금탈루 문제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잇단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는 박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 수수, 경남개발공사 뇌물 수수 및 보도 은폐, 세금탈루 등 상상할 수 없는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선숙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박 전 태광실업 회장이 미국 뉴욕 한인식당 사장에게 맡긴 수만 달러를 김 후보자에게 전달했다는 여종업원을 검찰이 조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며 특검수사를 주장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와 H건설사 대표와 돈거래 사실을 거론하며 "사인 간 채무관계에 대한 김 후보자의 입장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빌린 돈을 갚았다는 증명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스폰서 의혹'을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김 후보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이 의혹 때문에 지난 2009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내사 종결된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특히 자신의 아내가 2004년 경남도청 과장 출신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의혹 제기에는 "너무 황당한 얘기여서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라며 "'아니면 말고식'으로 폭로해 안타깝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부인과 장모가 공동 소유한 건물 중 상가인 1∼2층이 2007∼2010 상반기까지 재산등록에 누락된 데 대해선 "실무 착오였지만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신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5차례의 위장전입과 일산 오피스텔에 대한 양도소득세 회피 의혹, 경기도 양평의 임야 투기 의혹,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신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사과한 데 이어 부인의 위장취업의혹에 대해서도 "절차가 합법적이었지만 작은 욕심을 부린 것 아니냐는 점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