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지적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야당의 의혹제기공세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김 총리 후보는 8.8 개각 인사청문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청문회에 쏠린 관심을 감안한 듯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청문회장에 들어섰다.

   김 총리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제가 청문회에 나오게 돼 참으로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며 "위원님들의 소중한 말씀을 귀담아 듣고 객관적 사실을 솔직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문회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김 총리 후보는 이내 여유를 되찾은듯 차분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일부 의혹제기에 대해선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 정말 관련 증인들이 다 나와줬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있는 태도를 보였다.

   김 총리 후보는 특히 야당이 제기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부인의 뇌물 수수의혹에 대해선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지역 경제인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수만달러수수 의혹에 대해선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며 "소문만 무성했지 실체가 없었고, 검찰도 무혐의로 내사종결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제기했던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선 "너무 황당한 얘기여서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라며 "너무 간단하게 앞뒤를 확인하면 금방알 수 있는 내용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폭로해 안타깝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이 소식을 듣고 집사람이 밤새 울어 눈이 퉁퉁부었다. 이 의원도 가족을 사랑하지 않느냐"며 "어떤 형태로든 집사람에게 사과의 표현을 꼭 전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이 김 총리 후보가 결혼기념일에 부인에게 루이뷔통 명품가방을 선물했다는 점을 지적하자 "명품 루이뷔통 가방이 맞고 평생 고생만 시켜서 결혼기념일때 선물한 것"이라고 거침없이 답변했다.

   김 총리 후보는 그러면서도 이 의원이 "저도 장관내정자로 청문회를 3번 받았지만 김 총리 후보처럼 청문위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건방진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하자 "겸손의 문제로 비쳤다면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