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4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자질과 정책 역량, 도덕성 등을 집중 점검했다.

   김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번 청문 과정의 하이라이트로,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이날은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위주로, 25일은 후보자 검증과 증인신문이 각각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잇따라 쏟아냈으며, 이에 여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서 불꽃 튀는 공수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거창군수 시절 H건설회사 대표로부터 수억대 돈거래 의혹, 경남지사 재직시 재산증식 의혹, 부인 소유의 건물에 대한 세금탈루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답변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지난 2009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내사 종결된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특히 자신의 아내가 2004년 경남도청 과장 출신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의혹 제기에는 "너무 황당한 얘기여서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라며 "'아니면 말고식'으로 폭로해 안타깝다"고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H건설회사 대표로부터 빌린 7천만원을 언제 갚았는지영수증을 제출하라. 안 갚았다면 뇌물"이라고 추궁하자 "그런 사실이 있다면 당장 사퇴하겠다"며 "이자까지 포함해 은행에 입금한 내역이 다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STX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너무 허무맹랑하다"면서 "왜 이런 유언비어성 내용들이 돌아다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부인과 장모가 공동소유한 건물 중 상가인 1∼2층이 2007∼2010 상반기까지 재산등록에 누락된 데 대해선 "실무착오였지만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경남도 직원을 도지사 사택 가사도우미로 활용했다는 논란과 관련, "그 직원이 사택에 고정 배치돼 근무한 게 아니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질의에 "잘못된 것 같다"고 시인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 경남지사 재임시절 자신의 부인이 관용차를 개인용도로 썼다는 의혹도 사실상 인정하고 유류비를 환급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신 장관 내정자도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사과한 데 이어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에 대해서도 "절차가 합법적이었지만 작은 욕심을 부린 것 아니냐는 점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자로 일하면서 남을 비판.비평하는데 주력했지, 내 자신을 돌보는데 소홀했다. 제 불찰에 사과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이견으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진 장관 내정자를 비롯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직무 부적격' 의견을 모으고,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