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구청장은 이달 말 5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전보인사를 앞두고 최근 800여 모든 남구 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발송했다.
근무를 희망하는 부서 내지 자신의 적성이나 특기 등 인사와 관련해 '나는 ○○을 잘한다, 나는 ○○을 해보고 싶다' 등 일종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당초에는 실·국장 등 간부들로부터 현 인사제도와 관련해 개선할 점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답변이 신통치 않자 박 구청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권자가 수백명의 직원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직원들이 거꾸로 업무와 관련한 자신들의 장·단점, 특기, 적성, 희망 등을 인사권자에게 알려 달라는 취지였다.
박 구청장의 이메일에 대한 답신은 23일 기준 120여 건이 접수됐다.
구 관계자는 "특정 선호부서를 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일부는 인사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한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달 말 단행할 인사에서 이메일 답신 내용을 어느 정도 반영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이 '소통형 인사실험'에 나선 배경에는 공직사회 청렴도 제고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전국 69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청렴도 조사에서 68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고, 박 구청장이 전임 이영수 구청장을 몰아세워 낙승을 거두는 한 요인이 됐다. 박 구청장은 남구의 청렴도를 1위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해 놓은 상태.
구 관계자는 "박우섭 구청장이 외부에서 인사청탁을 하는 공직자들의 명단을 인사부서에 넘겨 불이익을 주도록 지시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인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인사정책과 관련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앞으로도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