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사정원·이호승기자]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6일 민주당 등 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총리 인준을 위한) 표결 처리를 해야 한다"며 일부 장관 내정자를 낙마시키는 이른바 '빅딜설'에 대해선 "장관을 양보하는 문제는 일절 논의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의도 모 호텔에서 가진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야당이 총리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옳지 않다"며 "원래 27일 청문보고서를 처리키로 했으니 원칙적으로 자유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7일 열리는 인사청문특위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인사청문특위에서 경과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할 방침이다. 청문특위 이경재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여야 위원들이 각각 6명이어서 경우에 따라선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특히 민주당이 "여당 단독으로 보고서를 채택하도록 두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는데다 자유선진당과 민노당도 민주당과 공조할 가능성이 높아 여야간 충돌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문특위가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임명동의안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없이는 본회의에 상정되기 어렵다.

한나라당 이군현,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회동을 갖고, 김 후보자의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협의했지만 박 수석부대표가 "김 후보자의 경과보고서는 채택해 줄 수 없다. 27일 총리 인준 투표를 위한 본회의가 열릴 경우 퇴장하지 않고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군다나 한나라당내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사청문특위의 한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이 보기에 의심을 살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본회의 표결로 갈 경우 낙마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25일 이틀간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선거자금 대출 과정에서 은행법을 위반한 점과 재산 신고를 누락한 사실이 확인된데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처음 만난 시점을 정정하는 등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