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민 / 사회부
[경인일보=김혜민기자]"왜 갑자기 죽었는지 그 이유만이라도 알고 싶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의식불명에 빠졌다 한달만에 숨진 23개월 된 황모군(경인일보 8월 26일자 23면 보도)과 생후 20일만에 신생아실에서 갑자기 숨진 A군(경인일보 8월 27일자 22면 보도) 부모들의 마지막 바람이다.

건강하게 자라던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숨졌다는 사실에 부모들은 분노했고 절망했다. 인터뷰 내내 그들의 목소리에선 마음을 아리게 할 정도로 절절함이 묻어나왔다. 이들의 고통을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떠난 아이들의 사인조차 끝내 밝혀지지 않을 것 같다. 두 아이 모두 부검까지 거쳤으나 정확한 사인을 찾지 못했고, 경찰 수사는 이대로 종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어린이집에서나 신생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낼 방법이 전혀 없어, 주변인의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이 조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당시 어린이집이나 신생아실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황군의 사인이자,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가해져 생기는 '뇌부종'이 언제 어디서 일어났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다. A군은 부모들의 주장대로 조무사가 아이를 엎어놓은 것이 사망의 원인이 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의 파놉티콘'이라 불리며 사생활 침해 우려로 경계당하기도 하는 CCTV지만, 원인 모를 사망사고 등 돌연사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우리 아이들의 주변에는 꼭 필요한 '도구'가 아닐까.

황군의 어머니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이 너무 힘들지만, 이로 인해 어린이집에 CCTV라도 생긴다면 우리 아이와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일어날 많은 아동관련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