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지역 A중학교에서 천식 환자로 보살핌이 필요한 3학년 학생이 5개월간 같은 반 학생에게 폭행당하고 돈을 빼앗기는 등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피해 학부모와 A중학교에 따르면 A중학교 3학년 B군은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C군 등 같은 반 친구 2명에게 매주 3~4차례 폭행당하고 돈을 빼앗기는 등 학교폭력에 시달려 왔다.
 
   B군은 또 C군 등에게 분무기로 세제 세례를 받는 등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아무런 항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서 심장병을 앓은 뒤 10년 이상 천식 치료를 받고 있는 B군은 지난 6월10일병원에서 청소년 우울증과 주의력결핍장애(ADHD) 진단을 받고 7월5일 특수교육대상자로 지정됐으며, 며칠간 점심을 거르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다 지난달 중순에야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B군은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B군의 부모는 지난달 20일 폭력을 주도한 C군을 폭행 및 공갈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A중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C군을 전학 조치하고 다른 학생 1명은 5일간 사회봉사하도록 조치했다. C군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의 부모는 학교에 서면 사과와 담임교사 교체, 보복 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B군의 부모는 "학교폭력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자행됐는데, 학교에서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렵다"며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중학교 담임교사는 "부모와 수차례 전화상담과 면담을 하는 등 다른학생에 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습 폭력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등)불가항력이었다"고 해명했다.
 
   담임교사는 "5월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피해 학생이) 돈을 빼앗긴 사실을 알고 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부모의 만류로 그만둔 적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좀 더 심각하게 인식했었다면 (상황이 악화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고양지회 이현숙 전 대표는 "학교폭력이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안 되는 탓"이라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경쟁 위주의 현 교육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