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지방종합]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별채용 사태로 불거진 고위 공직자의 인사 특혜 의혹이 경기도에도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일선 시·군과 각 산하단체 등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와 의회 의원들의 친인척, 지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채용이 적법한 것인지 청탁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후라도 채용 과정의 검증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검증 결과에 따라서는 더 큰 파장도 예상된다.

■ 고위층 친인척 난립한 성남시 산하기관

성남시 산하기관인 성남문화재단, 성남시시설관리공단,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 성남산업진흥재단 등 4곳에는 전직 이대엽 시장을 비롯, 전현직 고위 공무원과 시의원들의 친인척이 대거 채용돼 있다. 성남문화재단의 경우 이 전 시장의 조카와 모 구청장의 조카, 전직 구청장의 딸, 전 감사담당관의 딸, 용인지역 모 전 국회의원의 딸 등이 근무중이다. 더구나 현 한나라당 모 시의원의 아들과 며느리도 나란히 근무중이다.

성남산업진흥재단에는 이 전 시장의 전 비서 아들이 별정직으로 근무하고 있는가 하면 성남시자원봉사센터 소장을 지낸 모 인사의 아들도 함께 근무중이다. 성남시시설관리공단에도 이 전 시장 선거캠프 관계자의 아들이 채용돼 있으며, 모 동장의 부인은 중앙도서관에 취직돼 있다.

성남지역 주요 인사들의 친인척들이 산하기관에 근무중인 사실이 확인된 것만 20여명 선. 지역에선 확실히 조사할 경우 최소한 3~4배 정도는 더 있을 것이라고 수군거린다.

■ 고위층 자재들로 채워진 하남시 산하기관

하남도시개발공사와 문화예술회관 등에는 전직 하남시장과 국장, 도개공 사장과 비상임 이사의 친인척들이 입사,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년씩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도시개발공사의 경우 전 시장의 조카가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현재 정규직(기능 4급)으로 전환됐으며 전직 시 국장의 딸(6급)과 도시개발공사 모 이사의 아들(6급)은 나란히 같은 핵심부서에 근무중이다. 민선5기 인수위원이었던 모 인사의 아들(5급)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에는 도시개발공사 모 인사의 아들이 온라인 홍보요원으로 입사한 뒤 최근 대리에서 차장으로 승진, 지금은 핵심 부서인 기획공연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 등은 주로 민선4기 출범 당시 비슷한 시기에 채용된 것으로 드러나 인사 특혜 의혹을 사고 있지만 도시개발공사측은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하는 공채(서류전형과 면접전형)를 통해 정상적으로 채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 다른 지자체도 대동소이

의정부시는 전 시장의 비서실장과 시의원의 조카, 아들이 무기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비교적 채용이 자유로운 의정부시시설관리공단의 경우 낙하산 인사 의혹은 훨씬 더 짙다. 전직 이사장의 친인척과 전현직 공무원의 자녀 등 파악된 특채 의혹자들만 10여명에 이른다.

광주시도 출자 공기업인 광주지방공사에 전직 시의원의 자녀 5명, 전직 시장의 사위 등이 근무하고 있으며, 차기 사장 후보라 거론되는 인사의 아들도 채용돼 있다. 부천에서도 시설관리공단, 문화재단, 산업진흥재단 등 시 산하기관에 전직 시의원 자녀와 친인척이 10명 남짓 근무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성에서는 모 경찰서에서 인사 특혜를 '토착비리'의 일환으로 보고, 시 산하기관 8개소에 근무중인 310여명의 직원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진상 파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