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위임한 구조조정 자문사인 도이체방크가 "현단계
에서 하이닉스를 매각 또는 청산하기 보다는 채무재조정과 자구(自求)를 통
해 우선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최종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
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재협상을 포함한 재매각을 추진하려는
주채권은행의 움직임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최종 구조조정안 도출에 적잖
은 진통이 뒤따를 전망이다.
12일 채권단과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지
난달말 제출한 구조조정 초안에 대해 채권단이 수정을 요구함에 따라 재검
토에 들어갔으나 최근 원안대로 우선 정상화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이번주초 채권단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체방크는 지난달말 채무재조정과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을 주내
용으로 하는 초안을 제출했으나 채권단은 매각에 보다 중점을 두는 방향으
로 수정하도록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이체방크는 최종 확정한 구조조정 방안에서 하이닉스의 경쟁력과 핵심역
량은 동종 업계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하지만 재무상의 문제가 걸림돌이 되
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해법으로 채무재조정과 자구계획 등 '구조조정을 통
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 채권회수에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
시했다.
매각방안은 과거 마이크론과의 MOU(양해각서) 조건이나 현 주가추이로 미뤄
볼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청산방안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채권회
수에도 유리하지 않다고 도이체방크는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이에따라 우선 국내 금융기관 차입금(4조6천억원)중 2조원 가
량을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출자전환하고 CB 발행후 남은 차입금은 수
년간에 걸쳐 균등 분할상환해야 하며 이자율 감면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이체방크는 아울러 비메모리사업 등 비핵심자산 매각과 사업구조조정 등
자구계획 실행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이같은 의견에 대해 정부.채권단은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
고 있지만 우선 정상화보다는 여전히 매각쪽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가 높다
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 5월 매각협상을 벌였던 미국 마이
크론테크놀로지와 재접촉을 시도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 반도체업체 등 해
외 기업을 대상으로 원매자를 물색하는 등 매각 재추진 행보를 보이고 있
다.
독일을 방문하고 이날 귀국할 예정인 이강원 외환은행장의 해외출장도 행
장 취임이후 의례적인 대주주(도이체방크) 방문이라는 은행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금융계에서는 매각 재추진을 위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당장은 어렵지만 하이닉스의 해외매각 재
추진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가치 유지를 위한 채무재조정
과 함께 원매자 물색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연합>
도이체방크, '하이닉스 우선정상화' 의견확정
입력 2002-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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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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