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찬기자]1번 국도상 수원비상활주로 병점 방면 5㎞ 지점의 갓길. 옆면에 '미수금 회수'라는 불법 광고글귀가 선명하게 쓰인 1t 트럭 1대가 버려져 있었다.
과천~의왕 간 고속화도로 4㎞ 지점에도 '문제차량 폐차문의, 가압류차량 대출문의'라는 불법광고 스티커가 붙어 있는 12인승 승합차 1대가 갓길에 버려져 있었다. 차량들이 고속으로 달리는 곳이다 보니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사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이 밖에 화성시 봉담읍 수영5거리에서 용주사 방면 1㎞ 지점에도 12인승 승합차량이 불법 광고 현수막을 건채 도로변에 방치돼 있었으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A아파트 앞 공터에는 1t 화물차량이 '폐차문의' 글귀를 내건 채 버려져 있었다.
불법 광고물로 도배된 차량들이 도로변에 버려진 채 수개월씩 방치돼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점은 차량들이 고속질주하는 곳이어서 운전자들이 사고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도내 31개 시군에 주민신고와 자체 단속으로 적발된 무단방치 차량은 5천635대로, 이 중 957대가 무등록 차량 등의 사유로 이미 강제집행(공매 또는 폐차)됐거나 집행을 앞두고 있다.
방치 차량 중에서도 불법 광고물로 활용되는 차량들은 대부분 소유자를 알 수 없거나 아예 번호판이 없는 무등록 차량이어서, 관리청에서는 무리 없이 불법 광고물 차량을 견인해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도로를 관리하는 시군에서는 인력난을 빌미로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운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수원시 고색동 A아파트 주민 이모(48)씨는 "아파트 앞 공터에 불법 광고물로 도배된 차량이 수개월째 그대로 방치돼 있어 사고위험도 있고 미관상도 안 좋다"며 "구청에서는 왜 이런 차량들을 그대로 방치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무단 방치 차량이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고는 있지만 구청별로 단속 담당자가 1~2명씩밖에 없어 제때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