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있 태광그룹에서 비자금 조성 및 운용을 총괄지휘한 인물이 이 회사 이선애(82.여) 상무라는 관련자 진술 등이 나와 시선을 끈다.
18일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이 상무는 바로 태광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의 부인이자 이호진(48) 회장의 어머니다.
하지만 단순히 회장 부인 또는 어머니로서 하나의 직책을 갖고 있던 것이 아니라 이 상무는 1962년 태광산업 이사직을 맡으면서부터 회사 업무에 깊숙이 관여해온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 주변에서는 선대 회장이 철저히 공장 관리와 경영을 맡았으며, 이 상무가 회사의 모든 재무를 담당했다고 얘기한다.
선대 회장이 작고하자 셋째 아들인 현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기 전까지 남동생인 이기화씨가 그룹 회장에 오르는 등 이 상무는 경영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회사 내에서 '왕(王) 상무'로 불릴 정도로 실세 위상을 잃은 적이 없다는 후문이다.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왕상무'가 서울 장충동 본사의 유료 주차장 매출까지 챙길 정도로 사내 자금을 모두 관리한다는 것은 그룹 직원 대부분이 아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태광그룹이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를 인수하면서 직원들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쌍용화재 주식을 집중 사들였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았고, 수사결과 이 상무는 이들 계좌를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 증권거래법 위반으로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된 적도 있다.
이 같은 이 상무의 위상이나 검찰수사를 받은 전력 등을 놓고 보면 그가 수천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회사 안팎의 전언엔 신빙성이 높아진다. 검찰이 그를 소환조사키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것도 비자금 조성에 있어 이 상무의 역할과 관련한 진술이나 증거를 어느 정도 확보했음을 짐작케 해준다.
한편 어머니 또는 할머니로서 이 상무의 '가족사(史)'는 그다지 순탄하지 못했다. 고 이임용 전 회장과 슬하에 이호진 회장 등 아들 셋을 뒀지만 첫째 식진씨와 둘째 영진씨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손자 중에는 장남 식진씨의 아들 원준(32)씨와 3남 호진씨의 아들 현준(16)군이있지만, 재벌 3세로서의 이들의 운명은 최근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원준씨의 태광산업 지분은 2003년 15.57%에서 이듬해 11.08%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7.49%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회장의 아들인 현준군의 경우 태광산업이 티브로드 홀딩스와 티알엠 등 계열사의 저가 신주를 발행, 이 회장이 고의로 실권을 한 다음 현준군에게 제3자배정 인수방법을 통해 해당 기업의 지분 약 절반을 소유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촉발했다.
태광 비자금 `王상무' 입에 달렸다
이호진 회장 모친 이선애 상무…"비자금 운용 총괄지휘"
입력 2010-10-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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