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경기도와 도교육청이 학교용지 분담금 문제를 놓고 수년간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도교육청이 도청의 부당성을 알리는 홍보물을 대량으로 제작, 배포키로 하면서 양측간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경기도는 왜 학교를 지을 수 없나요?'라는 제목의 홍보물을 제작, 배포키로한 도교육청의 선제공격에 도청은 홍보물의 내용과 파급효과에 따라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며 반격 태세에 들어갔다.

19일 도교육청 학교설립과 교지조성팀은 3개월간 공들여 제작한 10쪽 분량의 학교 설립에 관한 홍보물 2만부를 3천여 일선 학교와 25개의 지역교육지원청 및 제2청사 등 교육기관에 배포키로 했다고 밝혔다.

홍보물의 첫 페이지에는 학교용지 매입비를 도청과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해야 하지만 도청이 매입비를 주지 않아 학교를 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만화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만화중에는 학교용지 매입비를 주지 않고도 다줬다고 주장하는 도청의 건물에 '오리발'을 그려 넣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같은 내용의 홍보물을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게재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적기에 용지를 매입해 학교를 짓는 일이 주업무였던 직원들이 지금은 빚 받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처지다"며 "홍보물을 통해 학교와 교육청 담당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으면 학교 신설에 관한 문의라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청은 홍보물의 내용을 검토한 뒤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청 관계자는 "홍보물을 배포하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다른 방향으로 진행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도의회 교육의원회 관계자는 "아직 일부 미전입 금액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교육청도 이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홍보물을 배포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1996년부터 택지개발지구에 492개교를 신설하면서 들어간 부지 매입비 4조3천571억원 중 경기도가 2조1천785억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8천975억원만 내놓아 미납액이 1조2천81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미납액 산정이 잘못됐고, 재정 능력을 초과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주장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