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광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이 차명 보험 계좌를 통해서도 최소 80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태광그룹 계열사 노조에 의해 제기됐다. 사진은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새로 제기된 흥국생명 본사와 본사 앞에 설치된 조형물. (사진=연합뉴스)

   비자금 관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태광그룹 이호진(48) 회장이 차명 부동산도 대규모로 소유·관리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검찰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20일 태광산업 소액주주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계열사인 태광관광개발이 소유한 경기도 용인시 태광컨트리클럽(태광CC)의 주변 땅을 전·현직 그룹 임직원 이름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은 이런 주장에 관한 내부자 진술과 증거 자료 등을 확보하고 이름을 빌려줬다는 관련자를 소환해 차명 부동산의 실태를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자신의 재산을 은닉하려고 대규모 부동산을 차명 소유하고 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태광그룹 관계자는 "태광CC는 다른 골프장을 인수한 사례라 땅을 차명으로 관리할 개연성이 전혀 없다. 골프장 주변 부동산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검찰수사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은 골프장 주변 땅 외에도 이 회장이 2008년 5월27일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에 있는 땅 27만㎡를 이 회장과 가족이 지분 100%를 소유한 계열사인 동림관광개발에 106억원을 주고 판 사실을 놓고도 매각 경위 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계열사 노조와 일부 주주는 당시 동림관광개발이 골프장 회원권을 계열사에 팔아 땅 매입자금을 마련했다는 점을 들어 '그룹 자금으로 개인 재산을 처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검찰이 매각경위 등을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도 태광 관계자는 "해당 땅이 애초 비(非)업무용 용지라서 법인이 살 수가 없었다"며 "이 회장이 땅을 매입해 차익 없이 다시 동림관광개발에 팔았을 뿐이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현재 보유하거나 처분한 부동산이 모두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 사건'을 검찰에 최초 제보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비자금 의혹이 전면적으로 제기된 만큼 의심스러운 부동산이 어떻게 취득돼 관리됐는지를 정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 고려상호저축은행에 현금 3천억∼4천억원을 관리하고 태광산업 계열사 주식 14만8천여주(시가 1천600억원)를 차명으로 소유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