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찬기자]태풍 '곤파스'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화성시의 비닐하우스 농가 대부분이 정부가 지정한 비닐하우스 표준 규격에 미달된다는 이유로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닐하우스의 폭이 최소 4.8m이상 돼야 보상이 가능한데 비닐하우스 철제구조물을 매설하는 과정에서 이 폭이 줄어드는 바람에서 피해보상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20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월 전국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로 인해 공공시설 69건, 사유시설 902건 등이 파손돼 총 117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비닐하우스가 가장 많은 37억여원의 피해 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시는 지난 9월 1일부터 10일까지 농가들로부터 피해신고를 접수받고 같은 달 18일까지 항목별로 해당 부서가 현장 실사를 벌여 지난 15일 총 75억여원의 재난지원금을 피해를 봤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피해 농가들의 경우 피해 신고금액이 37억여원이었지만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4억여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비닐하우스 피해 면적 47㏊중 42㏊ 정도가 정부가 정한 최소 표준규격(폭 4.8m, 길이 9m, 면적 467㎡)가운데 폭 기준이 되는 4.8m보다 작게 시공되면서 상당수 농가들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화성시 신남동 농민 김모(60·여)씨는 "수백만원을 들여 시공한 비닐하우스가 표준 규격에 맞지 않는 불법 건축물로 분류될지는 몰랐다"며 "불과 몇m모자란다고 보상을 안해주는 국가나 이런 규정을 알려주지 않은채 시공한 업체들 모두가 밉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향남읍 A 비닐하우스 시공업체는 "비닐하우스 자재가 만들어질 때는 표준규격에 맞춰 생산되지만 하우스 철제구조물을 땅에 매립할 때는 한쪽당 최소 30~50㎝를 파묻기 때문에 표준기준(폭)보다 1m이상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표준규격이라 함은 지면에 설치된 상태에서 폭과 길이, 높이를 측정했을 때 나온 분석 결과를 말하는 것"이라며 "농가들은 비닐하우스 시공을 업체에 위탁하기 전에 시에 문의해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