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을 금지한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가 지난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몽둥이로 체벌해 학부모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학교는 입학 때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학교 측 모든 조치에 순응한다는 서약서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수원.오산.용인.화성지역 학부모회와 수원 A고에 따르면 A고 기간제 교사인 B씨는 지난 14일 1교시 수업시간에 졸았다며 1학년 학생 2명을 복도로 내보낸 다음 몽둥이로 엉덩이와 종아리 등을 10여 차례 때렸다.
 
   이들 학생은 수업시간인 당일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교무실 앞 복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벌을 받아 수업을 받지 못했다. 당일과 다음날 오후 7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자율학습시간에도 같은 방법으로 벌을 받았다.
 
   평등교육실현 학부모회가 공개한 사진에는 체벌을 받은 학생은 엉덩이와 종아리등에 심한 피멍이 들었고 물집까지 생긴 상태였다.
 
   해당 학생 학부모는 학교를 방문해 교내 방송으로 가해 교사와 교장의 공개사과를 받았으며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 사과문 공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공개, 전체학생 대상 인권교육, 피해 학생 2차 체벌 금지 등을 요구했다.
 
   학교 관계자는 "수업시간에 학생 한 명은 의자 2개를 붙여놓고 누워 잠을 잤고,다른 한 명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어 지도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했고 교장 명의 주의문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 학교의 엄격한 학생지도방식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A고는 매년 학기초 신입생과 그 학부모들에게서 '학업에 충실하고 품행을 단정히 함은 물론 교칙을 엄수해 학생의 본분을 다할 것이며,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학교의 여하한 조치에도 순응할 것임을 보호자 연서로 서약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 서약서를 '체벌동의서' 또는 '신체포기각서'라고 부른다고 평등교육실현 학부모회는 전했다.
 
   평등교육실현 학부모회는 A고에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요구하며 오는 26일 학교정문 앞에서 학교폭력 규탄집회를 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체벌과 언어폭력을 지양하고 학생인권조례를 준수하는 한편 문제될 소지가 있는 서약서 문구 수정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식으로 감사반을 보내 학생인권 침해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다음 그에 맞는 책임 있는 조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