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찬기자]정부 양곡창고가 허술하게 관리되면서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창고관리를 외부기관에 위탁하면서 수십년간 단 한 차례도 공모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범죄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부터 '양곡매입법'에 따라 도는 농협측에 78개 양곡창고를, 대한곡물협회 회원 28명에게 61개 동을 위탁 관리시키고 있으며, 인천시는 2개 민간업체에 13개 동의 정부 양곡창고를 운영토록 하고 일년에 두 차례씩 보관수량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1개 동당 1천여t의 쌀가마니가 쌓여 있는 보관창고에 고작 5명(시·군 공무원 1~2명, 농수산물품질관리원 2~3명)의 단속인원이 투입돼 점검을 진행하고, 형식적(가로×세로×높이)인 방식으로 양곡 보관수량을 확인하다 보니 일부 위탁관리업체 관리자 및 창고주인 등이 이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실제로 수원 서부경찰서는 26일 허술한 관리를 틈 타 인천 양곡 도정공장에 보관 중인 3억5천만원 상당의 정부양곡 220여t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도정공장 반장 유모(49)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창고 관리 등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총 25회에 걸쳐 1천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A시청 공무원 박모(42)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도 광주시청이 위탁한 정부 양곡창고에 침입해 1천200만원 상당의 현미 150포대를 훔친 혐의(절도)로 서모(55)씨를 구속하고, 양곡창고 주인 이모(36)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수원 서부서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인천의 위탁업체는 단 한 차례도 교체된 적 없이 40년간 창고관리를 해 왔으며, 경기도의 경우도 지금껏 위탁관리업체를 공모한 적이 없다"면서 "이 같은 시스템에서 단속자들마저 허술하게 관리하면서 비리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수십만t의 보관양곡 수량을 일일이 검사하기에는 인원부족 등의 이유로 100% 완벽한 검사를 진행할 수 없다"며 "그러나 외부업체 선정 기준을 강화하고 수시로 정부 양곡창고를 점검해 이 같은 피해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양곡창고 도둑에게 쌀 맡겼다
수십년간 공모절차 없이 외부기관 위탁 범죄 키워
입력 2010-10-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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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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