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혜민기자]월요일 아침의 번잡함이 한차례 휩쓸고 간 1일 오전 8시50분께, 수원역 플랫폼은 여느때보다 북적이며 들뜬 분위기였다. ┃관련기사 3면
이날 수원역에 처음으로 정차하는 KTX를 타기 위해 몰려든 승객들과 축하에 나선 김문수 경기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등 지역 인사들, 그리고 취재기자들까지 300여명의 인파가 플랫폼을 가득 메운채 역사적인 순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윽고 미끈한 동체를 자랑하며 KTX 601호 열차가 천천히 플랫폼에 들어와 멈추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오랜 기다림에 대한 기쁨의 표시였다. 열차에서는 이미 영등포역에서 주민 180여명과 함께 탔던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내려와 김 지사와 악수를 나누며 KTX 수원 정차에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눴다.
정차시간은 단 2분. 서둘러 객차에 오르자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탄 승객들은 대부분 대구나 부산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고, 간혹 대학생들도 섞여 있었다.
등산복 차림을 한 한모(48·여·수원시 화서동)씨는 "경주 여행을 가는데 마침 집에서 가까운 곳에 KTX가 정차한다고 해 타게 됐다"며 "처음 KTX를 탄 것도 아닌데 설렌다"고 전했다.
수원역을 출발한 기차는 오전 10시께 대전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속력을 높이더니 시속 300㎞를 넘나들며 KTX의 진면목을 보였다. 차창 밖으로는 먼 산들까지 미끄러지듯 지나가며 속력을 실감케 했지만, 객실 내에서는 미세한 진동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승차감이 좋았다. 대전에서 불과 30여분 만에 경북 김천, 구미를 지난 기차는 출발한 지 2시간만인 10시 52분에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이후 종착역인 부산역까지 가는데는 단 4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원에서 처음 KTX를 탄 김모(33·수원시 매탄동)씨는 "새마을호를 탈 때보다 1시간 이상 빨리 부산에 도착했다"며 "가격 차이도 거의 없어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