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호승기자]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3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처음으로 참석,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지사는 이날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참석해 "한나라당은 건국과 산업화·민주화·선진화 과정에서 역사를 주도해 온 정당"이라며 "새로운 100년을 맞아 한나라당이 국민과 잘 소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잘 열어가는지에 대해서는 국민이 아직 만족해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요즘 (당 지도부가) 서민행보를 많이 한다는 점은 매우 잘하는 일이라 본다"면서도 "현장이라면 우리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장 현장에 밀착돼 있는 만큼 단체장·도의원·시의원도 불러 주셔서 의원들과 국가의 장기적인 주요 과제를 논의한다면 더 잘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과 관련, "급식문제는 국가적인 문제이지, 지방자치단체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상급식 문제를) 국가에서 풀어 줘야 지방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김 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해 안상수 대표가 마련한 기자회견자리에서도 긴 시간을 할애해 무상급식 문제와 복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복지 과제와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데 핸들을 잡은 우리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주는 두 가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의원들은 여의도에서 고공정치를 하지만 우리는 골목정치를 한다"며 "여의도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생각하지 말아달라. 여의도가 전부가 아니다. 자주 좀 불러달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와 오 시장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 건 지난 9월 말 당 전국위원회에서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당무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이 통과된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