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수원 고용지원센터에서 열린 '2010 결혼이민자 일자리 박람회'장을 찾은 결혼이민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며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최해민기자]"취직을 눈앞에 두니 이제야 진짜 한국인이 된 것 같아요."

11일 오후 2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수원고용지원센터 4층 결혼이민자 취업박람회장. 아이를 등에 업은 결혼이민 여성들이 이력서 쓰기에 여념이 없다. 삐뚤빼뚤한 글씨를 써가는 손길 하나하나에는 신중함이 묻어났다.

박람회장에 들어선 결혼이민자들은 이력서를 작성해 고용지원센터의 안내에 따라 구직구인 통합 네트워크인 '워크넷'에 명단을 올린다. 이후 사전 상담을 통해 이날 박람회에 구인 기업으로 참여한 업체 중 맞춤형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전 준비가 끝이 난 이민자들은 기업채용관 안으로 들어가 업체 대표자들로부터 1:1 면접을 받았다. 면접에 임하는 이민자의 모습은 배우자의 나라에서 명실상부 '직장인'이 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중국에서 남경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이바라키대학교에서 대학원까지 졸업한 천란(35·여)씨는 "유학생활 중 만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지난 2006년 한국으로 이민왔다"며 "처음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는데 교직쪽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을 등에 업고 온 한수봉(29·여·중국 출신)씨도 "2년전 결혼해 입국한 뒤 집에서 남편 뒷바라지만 했는데, 이제 사회생활을 앞두니 정말 한국인이 된 듯하다"고 뿌듯해 했다.

조철호 수원고용노동지청장은 "다문화시대에 발맞춰 결혼 이민자가 취업을 통해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이민자들은 300여명. 이중 136명이 1:1 면접을 봐 55명은 2차 면접이 예정됐으며 13명은 현장에서 채용됐다. 고용센터는 나머지 구직자들도 워크넷을 통해 취업에 성공하도록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