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치러진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교시 언어, 2교시 수리영역이 지난해 시험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70% 이상으로 대폭 높아져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비교적 익숙하게 느껴졌을 수 있지만 연계 문항에도 고난도 문제가 포함돼 최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안태인 수능 출제위원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은 이날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출제 기본 경향 브리핑에서 "시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되 일부 영역에서 조정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정부의 사교육 경감 시책에 적극 부응하고자 EBS 연계율을 70% 이상으로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언어영역은 전체 50문항 중 36개 문항이, 수리 가형은 40문항 중 29개 문항이, 수리 나형은 30문항 중 24개 문항이 EBS 교재·강의와 연계 출제돼 연계율이 각각 72.0%, 72.5%, 80%라고 수능 출제본부가 밝혔다.
영역별 출제경향을 보면 언어와 수리영역 모두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인 김성길 교사(인천 연수고)는 "EBS 연계율이 상당히 높아졌지만 언어 비문학에서 까다로운 작품이 출제돼 작년보다 점수가 약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교재를 깊이 공부한 학생들에게는 쉬울 수도 있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은 체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인봉 잠실여고 교사도 "언어영역 지문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짧아지고 보기의 개수도 줄어 난도를 낮추는 요인이 됐지만 비문학에선 낯선 작품이 포함돼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1~2점 정도 원점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리영역에 대해 이금수 서울 중대부고 교사는 "수리 가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쉽고 작년보다는 약간 어렵게 출제됐으며 수리 나형은 작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심주석 인천 송도고 교사는 "EBS 교재와 문제 해결의 포인트가 동일하고 도형 모형도 똑같이 출제된 문항이 있어 교재를 공부한 학생이면 익숙했을 것"이라면서도 "2~3개 고난도 문항이 포함돼 결국 이 문제를 푸느냐에 따라 최상위권이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수리 나형의 1등급 구분점수가 2~3점 정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했다.
서울고에서 시험을 본 송모(개포고 3학년)군은 "언어에서 소설 등 문학문제와 듣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어법 등 비문학이 까다로운 편이었다"고 말했다.
경복고에서 응시한 김정빈(환일고 3학년)군도 "전체적으로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비문학에서 표가 나오고 지문이 길어 조금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은 원서 접수자 기준으로 총 71만2천227명이었으며 1교시 언어영역 기준으로 71만1천313명이 응시해 6.02%의 결시율을 보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www.kice.re.kr)를 통해 문항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9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성적은 다음 달 8일 수험생들에게 통보된다.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한 학교 또는 지역 교육청이 온라인으로 성적 자료를 제공받은 뒤 성적통지표를 출력해 수험생들에게 배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