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2년 미군 장갑차에 딸 고(故) 효순양을 잃은 신현수씨가 양주시 광적면 자택에서 위암 소견을 받은 후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경인일보=의정부/이상헌·최재훈기자]지난 2002년 여름. 미군 장갑차에 의해 사망한 여중생 고(故) 심미선·신효순 양의 안타까운 죽음은 온 국민들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그리고 8년여가 지난 지금 아직도 두 여중생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57)씨가 위암으로 병마와 싸우며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 9월초 심한 속쓰림으로 건강검진을 받다 의사로 부터 더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 신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위암 2기란 청천벽력같은 판정을 받게 됐다. 신씨는 결국 지난 9월 17일 곧바로 위 절제수술을 받고 현재 집에서 요양을 하고 있는 상태다.

신씨는 "효순이가 세상을 떠난지 8년여가 지났지만 인간이 세상에서 느끼는 가장 큰 스트레스가 자식을 잃은 고통"이라며 "효순이가 생각날 때면 속상해 하루 소주 2~3병을 마신 것이 이렇게 큰 병이 될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미선이·효순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당시 내 자식이 주검으로 돌아왔을 때 그 아픔은 어떻게 표현하지도 못했었고 지금도 효순이가 현관문을 열고 '아버지'라고 부르며 들어올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신씨는 "그때 그 사건으로 이제는 아무도 원망도, 미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미선이 아버지 심수보씨는 "효순이 아버지가 지난 날의 악몽을 모두 잊고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경인일보를 사랑하는 봉사단 이병권 회장은 암치료에 좋다는 상황버섯과 산삼을 효순이 아버지에게 전달했고 광적면장과 이장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새마을지도자, 영농회 주민자치 등도 위로금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