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레이트 항공이 지난해 12월 '하늘의 특급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를 인천~두바이 노선에 투입하고 대한항공이 내년 5월부터 순차적으로 10대를 도입할 계획인 가운데 활주로 등 시설기준 미비로 김포공항을 대체할 A380의 국내 회항공항 선정이 결국 무산됐다.

   22일 국토해양부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A380의 국내 회항공항인 김포공항이 비슷한 권역에 있는 인천공항과 함께 동시 기상악화로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할 경우 국내 회항지로 검토된 제주, 김해, 무안, 청주공항의 시설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380과 같은 F급 대형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하기 위해선 전용 주기장과 활주로(runway) 길이와 폭, 노견, 유도로(taxiway) 폭과 활주로 강도(PCN.Pavement strength) 등이 중요한데 국내 4개 공항의 시설이 ICAO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A380은 회항공항인 김포공항 역시 기상이 좋지 않을시 중국 푸둥.베이징 공항이나 일본 나리타 공항을 회항지로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A380 회항공항이 되기 위해선 활주로 재포장 등 시설공사가 필요한데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다."라며 "올해 A380이 김포공항을 회항지로 이용한 사례가 1건도 없는 등 효율 대비 예산투입 측면에서 시설보강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일부 항공전문가들은 A380 등 대형항공기 도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육로 등 대체수송이 가능한 국내 회항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을 해왔다.

   프랑스 에어버스사에서 만든 A380은 좌석수가 547석, 전장 73.1m, 전폭 79.8m, 높이 24.1m, 최대이륙중량이 560t이나 되며 기내 스낵바와 샤워 스파까지 갖춘 현존하는 세계 최고급 대형 항공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