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호승기자]잠잠했던 한나라당 친이·친박계 간의 갈등이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둘러싸고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7·14 전당대회 이후 4개월이 넘도록 비어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 중 한 자리에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충북 충주) 의원을 임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자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이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서 최고위원은 "안상수 대표가 탕평책의 일환으로 충청권은 친박(인사)을 약속했고, 추천해 달라고 말해 강창희·김학원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추천했다"며 "친박측 인사 3명은 왜 안되는 것인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하고, 윤 의원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청와대 의사가 반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청와대 지시에 거수기 노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의원은 평생 경제관료로 인품과 전문적 역량이 뛰어나지만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윤 의원을 임명하는데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 최고위원이 회의실을 나가려고 하자 안 대표가 "상정도 안했는데 왜 그러시느냐"고 만류했지만 서 최고위원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을 때까지 최고위원으로 당무를 거부하겠다"고 퇴장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이날 예정됐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안을 보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