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의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용산참사 진상 규명과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 회원과 희생자 유족 등 20여명은 이날 남일당 주변에 모여 "살인진압의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우지 못한 채 건물이 철거되지만, 열사들의 정신은 철거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철거민과 경찰 6명이 숨진 '용산참사'의 현장인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이 철거되는 1일 오전 용산참사의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용산참사 진상 규명과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 회원과 희생자 유족 등 20여명은 남일당 주변에 모여 "살인진압의 책임자들을 법정에 세우지 못한 채 건물이 철거되지만, 열사들의 정신은 철거될 수 없다"고 밝혔다.

 용산참사는 지난해 1월 20일 남일당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을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유족 등은 회견문에서 "남일당을 지켜냈던 수많은 이들의 마음과 진실은 결코 철거할 수 없을 것이다. 충격적인 비극을 겪고도 정부의 재개발 정책은 변함없다. 살인적인 강제퇴거와 철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라고 비판했다.

 희생자인 고(故) 이상림씨의 아내 전재숙씨는 "건물 철거 소식을 듣고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며 "(정부가) 약속한 것은 하나도 이행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을 누구한테 호소할 데가 없다. 눈물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

▲ 용산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남일단 건물 철거작업이 시작된 1일 오전 희생자인 고(故) 이상림씨 아내 전재숙(가운데)씨와 고 윤용현씨 아내 유영숙(오른쪽)씨가 남일당이 철거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씨도 "벌써 (용산참사) 2주기도 다 돼가는데 건물이 헐린다니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남편 잃고 살아가는 날들이 힘들고 고달프지만,진상 규명이 밝혀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회견을 마친 뒤 남일당 건물에 헌화하고서 오전 9시10분께 시작한 철거 장면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조합과 철거업체는 남일당 4층 건물과 망루가 설치된 옥상을 이날 철거하기로 지난달 중순 세입자들과 합의했다.

 남일당 건물 주변에는 현재 막바지 단계인 철거 작업이 끝나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주상복합 등 초고층 건물 6개 동을 지을 예정이다.

 한편, 용산참사 진상 규명과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는 이달 14일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를 열고 내년 1월20일을 전후해 추모비 제막식과 추모 문화제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