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신일 회장이 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1일 천신일(67)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인 임천공업 이수우(구속기소) 대표에게서 은행 대출이나 세무조사 무마 등에 관한 청탁을 받고 도움을 주는 대가로 40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천 회장을 조사한 뒤 일단 돌려보냈다가 이르면 2일 오후께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천 회장을 상대로 2006년께 이씨에게서 임천공업 계열사인 D사의 산업은행 대출금 130억∼140억원을 출자전환(금융기관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를 조정하는 방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지난해 국세청이 임천공업과 계열사를 세무조사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줬는지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이 대표로부터 2008년께 수차례에 걸쳐 서울 성북동의 천 회장 집으로 찾아가 26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임천공업의 경리담당 직원이 돈 전달 시기를 전후해 회삿돈을 인출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은 이씨로부터 받은 금품의 성격과 사용처 등에 대해 "무상으로 기증받았거나 대가성이 없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혐의를 적극적인 태도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간간이 허리디스크 후유증 등을 이유로 휴식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다"면서도 "(혐의를 부인해도) 증거에 의해 조사 중이며 조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아무리 혐의를 부인해도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주요 혐의를 입증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회장은 검찰의 임천공업 수사가 본격화하던 8월19일께 출국해 일본과 미국 등지를 오가며 세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가 지난달 30일 귀국해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날 오전 9시50분께 변호인과 함께 검찰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