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지원이 없을 줄이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내부비리 파문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의 여파로 사회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모금회뿐만 아니라 복지시설 등에도 성금과 물품 기증 등을 통한 외부지원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연평도 피해 주민들에게 사회적 관심과 온정이 쏠리면서 모금회와 복지시설에 온정의 손길이 끊기다시피 해 소외된 이웃들은 더 쓸쓸한 연말연시를 맞게 됐다.
◇모금회 성금 '급감' =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1월 모금총액은 6억2천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모금액은 113억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4억여원에 비해 21억원 가량 줄었다.
경기도 공동모금회는 12월2일 기준 모금액이 172억원여원으로, 올해 목표 모금액 250억원의 68.8%를 채우는데 그쳤다.
경기도 공동모금회는 "월별로 보면 11월 모금액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올해 모금액이 줄어든 원인으로 지난 10월말 모금회의 성금유용과 내부비리 파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했다.
대전 공동모금회 역시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두달동안 모금액이 5억4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보다 6천만원이 줄었다.
대전 공동모금회는 "모금회 비리가 불거진 이후 시민들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 아니겠냐"며 "이런 일들에 대한 실망과 충격으로 기부를 약속한 시민들 가운데 해지하는 분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남 공동모금회는 올해 모금목표액 37억원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기업체에 모금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당부하는 등 모금 목표액을 채우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광주광역시 모금회는 올해는 비리 파문으로 모금액이 줄면서 2007년부터 올해까지 해온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교복지원사업을 중단했다.
이와 달리 인천 공동모금회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피해 주민들을 위해 각지의 성금이 전달되면서 간신히 목표치를 채울 전망이다.
인천 공동모금회는 12월2일 기준 77억여원의 모금액을 달성해 올해 모금목표액인 95억원의 81% 수준을 채웠다. 이 가운데 연평도 피해 주민들을 위해 써 달라는 지정 기탁금이 8억5천여만원을 차지한다.
인천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연평도 사건 관련해 지정기탁하는 분들이 많아 일반 사회복지시설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비 모금액은 작년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의 공동모금회는 실추된 이미지 쇄신을 위해 전국적으로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과 캠페인 발대식 등 대외적인 행사를 삼가고 위축된 기부행위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얼마나 빨리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로원.복지시설 온정 '썰렁' = 김준규 검찰총장이 창원지검 재직시설 인연을 맺었던 경남 창원시 영유아 보육시설인 애육원의 경우 온정의 손길이 예년 같지가 않다.
검찰청, 경찰서와 같은 공공기관과 봉사단체 등의 고정적인 도움만 겨우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애육원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도움의 손길이 부쩍 줄어들었는데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등이 겹치면서 사정이 더 어려워져 이번 겨울을 나기가 더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100명의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노인요양시설 수원 중앙양로원은 더 심각하다.
이 양로원은 예년 이맘때면 기업체나 기관 등에서 찾아오거나 지원품을 받아왔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한 군데서도 지원 온 곳이 없고 심지어 연내에 방문하겠다는 전화도 없는 상태다.
대전 성우보육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익자 원장은 "아직까지 후원 의사를 밝힌 기부자들이 없다"면서 "모금회 비리와 연평도 포격 여파로 애꿎은 시설의 소외계층들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인천 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은 올해 성금이 목표치에 못 미쳐 연말 이웃돕기 행사를 작년보다 질적으로 축소했다.
2008년부터 각계에서 답지한 성금으로 생필품을 마련해 인천지역 장애인 500명에게 전달했는데 올해는 목표치인 5천만원보다 모금액이 1천500만원 이상 적게 걷혀 수혜자를 450명 이하로 줄이고 전달 물품도 낮은 가격대로 선택해야 했다.
울산 울주군의 '울산노인의 집'은 "(외부지원이) 작년에 100이였다면 올해는 60"이라며 ""모금회 비리나 연평도 포격사건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분위기가 작년보다 크게 위축된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겨울 유난히 추울듯"..이웃돕기 온정 '시들'
입력 2010-12-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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