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박현수·민정주기자]교통대란을 불러온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화재사고의 원인이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당초 알려진 방화설을 일축하며 '아직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소방서와 목격자들은 방화설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춘복 부천 원미경찰서장은 14일 화재사고 수사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조사결과 방화로 인한 화재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은 유조차의 유압 펌프 부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 있다 화상을 입은 유조차 운전자 등 2명을 불러 조사 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진술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최초신고자가 촬영한 휴대전화 동영상은 너무 흐려 식별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재 당시 현장에 CCTV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고 지점을 촬영할 수 있는 각도의 CCTV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컨테이너에서 최초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컨테이너와 유조차 사이의 거리가 3m나 돼 엄청난 폭발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불이 옮겨붙기 어려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소방서와 목격자들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의 이날 발표에 대해 소방 관계자들은 "유조차 저장탱크는 주기적으로 안전검사를 하기 때문에 차체 결함에 의한 발화일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화재 현장에 사람이 있는 것을 봤다', '유류차에서 기름을 빼내려던 사람을 봤다'는 목격자들도 있어 방화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확한 화재원인은 14일 오전부터 시작된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합동감식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부천 원미경찰서 관계자는 "합동감식 결과는 1주일에서 보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