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김명호기자]연말 공무원 인사를 앞두고 인천시와 군·구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 군수·구청장협의회가 ▲5급 승진 자리 50% 군·구 배분 ▲부군수·부구청장 자체 승진 ▲5급 승진자 교류 중단, 6급 승진자 교류 등을 담은 통합합의문을 작성해 이번 주중에 인천시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은 폭발 일보 직전이다. 군·구와 시 공무원들 사이에 감정 대립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19일 전국공무원노조 인천지역본부 이상헌(남동구청 근무) 본부장은 "6급에서 5급까지 승진하는 기간을 놓고 보면 시와 군·구는 5~7년 차이가 난다"며 "이러다보니 10년 이상 후배들이 사무관(5급)으로 승진해 군·구청으로 오는데, 일할 맛이 안난다"고 말했다. 최근 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행정직의 경우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평균 기간은 인천시 공무원이 9년1개월로 군·구가 14년 걸리는 것보다 5년 정도 차이가 있다.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는 기간도 인천시가 6년9개월로 군·구 소요연수(9년1개월)보다 2년4개월 빠르다. 남구청의 인사 담당자는 "이렇게 격차가 큰 곳은 인천밖에 없다"며 "군·구 직원들의 피해의식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공무원노조(인광노) 김정범 위원장은 "광역시 승진자리 절반을 군·구에 주는 건 전국에 사례가 없는 일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군수구청장협의회 요구대로 5급 자리 50%를 주면서 5급 교류는 중단하고, 6급 졸병이 군·구에 내려가면, 군·구에 있는 6급 고참이 시에 올라와 승진하겠다는 얘기다"며 "시장과 군수·구청장의 인사권이 분리된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요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 내용이 시에 정식으로 접수되면, 강력하게 대응하는 정도가 아니라, 노조위원장 자리를 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광역시와 군·구가 5급 승진자리를 나눠갖는 지자체는 전국에서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시는 2007년 군수·구청장과 합의를 통해 5급 승진자리의 20%를 군·구에 배분하기로 했다. 당시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청 신설 등으로 승진 요인이 군·구보다 많아 이같은 '양보'가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군·구의 승진 요인이 인천시보다 많은 적도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별정직 동장이 일반직으로 전환되던 시절에는 군·구 공무원이 시청보다 승진 기간이 빨랐다. 그 당시에는 인천시에서 군·구에 여러 차례 인사교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 인천시 공무원들은 승진이 잘 되는 편이었지만, 송영길 시장 취임후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과거 인천시는 공사·공단 고위직에 간부 공무원을 보내 인사의 숨통을 틔웠지만, 송 시장은 공사·공단에 공무원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로 채용하면서 인사 적체가 전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군·구의 제안이 정식으로 들어오면 합의를 하겠지만, 전면 수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군·구에서는 '5급 승진 자리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요구사항을 낼 것이란 얘기도 많다.
연말인사 앞두고 인천시-군·구 갈등 폭발하나
시 "자리나누기 용납못해", 군·구 "인사 숨통 틔우자"
입력 2010-12-1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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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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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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