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구산동에서 방역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인접한 경기 고양시에서 20일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경기 양주시와 연천군에서 처음 발생한 수도권 지역 구제역은 경북 지역에 비해 확산속도가 더딘 편이지만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서울과 인접한 곳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서울도 구제역 영향권에
20일 구제역이 확인된 경기 고양시 중산동의 한우농가는 일산 신도시에 바짝 근접한 곳인데다 수도 서울과는 불과 수십k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비록 일산 신도시와 서울은 한우, 돼지 등 우제류가 거의 사육되지 않고 있는 지역이지만 전국 최대의 인구밀집 지역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만약 당국의 방역망을 뚫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서울 등 여타 수도권 지역으로 밀고 들어오면 주로 사람과 차량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 각지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국이 사력을 다해 방역작업에 나선다 하더라도 수도권 지역은 다른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가 사방으로 뚫린데다 유동 인구 및 차량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중산동 한육우 농가 주변은 `다행히' 한우는 물론 돼지농가 등이 1∼2곳 정도밖에 없는 외진 곳이어서 중산동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중산동 한육우 농가의 의심신고가 구제역으로 확인된 직후 해당농가에 대한 살처분이 완료된데다 주변에 가축 사육농가가 사실상 거의 없어 다른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넘어갔을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해당 농가의 사람들이 주변으로 이동한 흔적도 없어 겉보기와는 달리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말대로 이 지역이 가축 사육 농가가 거의 없는 지역인데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미 당국이 파악하지 못하는 경로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고민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 북부 지역은 올해초에도 구제역 사태를 경험한 적이 있어 경북에 비해 구제역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다행히 기온도 상승하고 있어 구제역 방역 작업에도 별다른 어려움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북 구제역은 소강상태
이와 달리 지난달 29일 구제역이 처음으로 확인된 경북 지역에서는 지난 15일 이후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북 안동 지역을 중심으로 초기에 구제역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당국이 긴급 살처분과 매몰, 방역작업 등을 통한 차단방역에 집중, 구제역 바이러스가 더이상 퍼질 곳도 없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북 지역은 지난 15일 예천군 지보면 마전리 한우농장에서 마지막으로 구제역이 확인된 이후 구제역 의심신고조차 들어오지 않고 있어 방역당국과 경북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안도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의 생존주기가 14일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이미 14일간을 훌쩍 넘긴 만큼 더이상의 피해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며칠간 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경북 지역 구제역은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