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막고 구제역차단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돼지사육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22일 오후 인천시 서구청 방역요원들이 김포시와 맞닿아 있는 인천시 서구 진입도로에 방역초소를 설치, 통행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김종호·이현준·김민재기자]구제역이 김포시 월곶면까지 상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강화를 비롯한 인천시는 턱밑까지 올라온 구제역에 초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구제역이 휩쓸고 간 강화지역의 축산 농민들은 외부 출입도 삼간 채 방역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턱밑에 다다른 '구제역 태풍'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화군 선원면 227개 농가의 소, 돼지, 사슴, 염소 1만559마리에 대해서는 이날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강화한우협회 이상원 회장은 "(4월 구제역으로 인해)지난 9월 17일 겨우 입식을 시작했는데 몇 달도 안돼 김포에까지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해 걱정스럽다"면서 "축산계에서 잘 대응해 구제역을 무사히 비켜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덕성리 주민 이모(52)씨는 "사야 할 물건이 있어도 모두 미뤄두고 돼지·소 농장을 운영하는 주민들끼리는 서로 마실도 안 다닐 정도로 조심하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김포시와 맞닿아 있는 인천시 서구와 계양구에도 이날 방역초소 3곳이 추가로 설치됐다. 오후 1시께 인천공항고속도로 북인천IC 인근 해안도로. 서구와 김포시를 잇는 이 도로는 방역초소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서구 직원은 "구청에서는 주요 길목에서 방역활동을 벌이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축산농가를 찾아가 소독해 준다고 하면 외부 접촉을 꺼리는 농민들이 오히려 싫어한다"고 했다.

김포 해병대 2사단 인근에 설치된 방역초소에 있던 직원은 "23일 낮부터 매서운 추위가 시작된다는데 행여나 살수장비가 얼어서 작동을 멈추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인천지역에는 현재 강화 2곳, 서구 3곳, 계양 3곳 등 모두 8곳에 방역초소가 설치돼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오후 3시께 계양구 방축동 김모(52)씨의 농장. 주요 진출입로 주변엔 하얀색 생석회 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30년째 이곳에서 소를 키워온 김씨는 구제역이 경기권으로 확대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소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구제역)백신을 맞으면 소의 등급이 낮아진다는데, 일단은 (소를)살려 놓고 봐야 할 것 아니냐"고 한숨을 지었다.

한편, 인천엔 강화 705가구 등 모두 1천59가구의 축산농가가 한·육우 1만6천841마리, 젖소 3천634마리, 돼지 3만8천580마리, 산양 2천578마리, 사슴 1천382마리를 사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