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공공기관이 인천을 떠난다. 부평의 경찰교육원(옛 경찰종합학교)이 충남 아산으로 이전한 데 이어, 중부지방고용노동청(옛 경인지방노동청)의 경기도 이전설이 나돌고 있다. 그리고 송도에 둥지를 틀고 있는 국토해양부 산하의 선박안전기술공단(KST)도 세종시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6년간 인천에 있었던 국립해양조사원도 2012년 부산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다.

물론 이들 공공기관의 경우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이전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전대상이 아니었던 KST의 경우 송도에 남기 위해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에 청사 건립을 위한 토지 등의 배려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해양경찰청이 대전으로 이전하려고 할때 지역이 힘을 합쳐 반대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다른 양상이다. 법률이나 정부의 정책 등에 의해 인천을 떠날 수밖에 없는 기관은 그렇다 치고 지역의 무관심과 홀대 때문에 기관들이 떠나려 한다면 문제다.

시와 경제청은 UN 등의 해외기관과 해외대학 등의 유치를 위해서는 파격적인 각종 특혜를 베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민과 기업,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기관들의 유치는커녕 이전을 방치하고 있다. 노동계가 중부지방고용청의 이전을 반대하는 것도 이 기관이 노동자와 기업에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전국의 시·도에 15개의 지부를 두고 있는 KST도 어선과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검사기관이다. 인천항만과 해양경찰청을 갖고 있는 인천으로서는 지금이라도 해양관련 기관의 클러스터를 시도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떠난 이후도 문제다. 지역개발을 위해 경찰교육원의 이전을 묵인했지만 정작 부평의 해당 지역은 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더 낙후되고 있다. 경찰종합교육타운으로 변모한 아산과 비교하면 과연 시와 시민들이 어느 정책을 지지했어야 하는지 자명하다. 이미 인천은 공장과 종업원들이 떠나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건설했다. 그 결과 재정자립도의 하락은 물론 일부 지역은 급격히 쇄락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존재는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인천의 도시 위상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인천이 교육과 생활조건에서 타 지방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도시의 생명력 복원을 위해서도 공적 관련 기관과 산하단체의 인천 유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