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들어와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는 지난 8일 익산시 석탄동 만경강의 철새(청둥오리)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 20여일 만이어서 익산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AI 의심신고를 한 농장으로부터 불과 600∼700m 거리에는 국내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인 하림 공장과 양계농장이 다수 있어 AI 의심신고가 확진으로 판정날 때에는 직격탄이 우려된다.

   30일 새벽 농수산식품부가 AI 의심신고 농장으로 밝힌 곳은 망성면에 있는 B농장으로 닭 9만7천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다행히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에는 양계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장의 주인 민모씨는 전날 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에 "닭들의 움직임이 떨어지고 닭 볏이 청백색으로 변했다. 일부 닭은 폐사했다"고 신고했다.

   이에 따라 축산위생연구소 익산지소 직원들이 현지에 나가 살펴본 결과 AI 유사증세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북도 방역당국은 이 농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통제하고 질병 확산을 미리 막으려고 이날 오전 중으로 예방적 매몰처분을 끝내기로 했다.

   문제는 이 농장에서 불과 600여m 거리에 국내 최대규모의 닭고기 제조업체인 하림 공장이 있고, 망성면은 물론 인근 용안과 낭산, 함열 등 주변지역에는 하림에 납품하기 위한 닭을 사육하는 농장들이 대거 몰려 있다는 것이다.

   의심신고가 국립수의과학원에서 저병원성으로 나오면 다행이지만 만약 고병원성 AI로 진단될 때는 사태가 심각해 질 수 있다. 주변 농가반경 10㎞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고 이 농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양계농장 닭에 대한 살처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림의 닭 공급에 차질이 우려될 뿐 아니라 익산지역 양계산업이 또다시 붕괴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때문에 2008년도에 발병한 AI로 큰 피해를 본 익산시와 주변 농가들은 "AI 불똥이 또다시 튀지 않을까"하고 우려하는 등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지난 8일 석탄동의 조류에서 나온 고병원성 AI로 설치됐던 방역 망이 어제부로 해제됐는데 하루 만에 의심신고가 들어와 큰 걱정"이라면서 "내일(31일)로 예정된 검사결과에 따라서는 지역 경제에 또 한차례 후폭풍이 몰려 올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