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올겨울 들어 첫 신종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발생했다.

 3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수도권에서 30세 남성이 고열과 근육통으로 병원을 방문,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은 뒤 이튿날 인플루엔자 A/H1N1 바이러스(신종플루)로 확진을 받고 귀가했다.

 이 남성은 29일 새벽 증상이 악화돼 다시 병원을 방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영화제에 다녀온 뒤 신종플루 합병증으로 사망한 배우 유동숙(37)씨에 이어 올해 겨울철 들어 두번째지만 유씨는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여서 국내 발생은 사실상 처음이다.

 숨진 남성의 최근 해외여행 전력은 현재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신종플루 사망자의 발생은 최근 맹추위가 지속되면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활동이 늘어난 때문으로 전국에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불안감을 주고 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신종플루가 이미 계절독감화됐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보고 의무가 없으나 이 남성에 대해선 보고가 이뤄져 신종플루 사망이 확인됐을 뿐"이라며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주(12월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이 1천명당 23명 정도로 유행판단 기준(2.9명)을 훨씬 넘어서고 있으나 작년 신종플루 유행과 비교하면 최고치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인플루엔자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 위험군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고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