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1일 단행한 개각에서 측근 인사를 주요 장관급 자리에 포진시켰다.
우선 감사원장에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식경제부 장관에는 최중경 경제수석을 내정해 가까이서 손발을 맞춘 참모를 내세웠다. 또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임으로 임명했다.
여기에 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로 `순장조'라고 불렸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각각 언론특별보좌관과 사회특별보좌관으로 복귀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던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용됐다.
이를 두고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내년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친서민.공정사회 등 핵심 국정운영 가치와 4대강 사업과 같은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개각을 당초 예상보다 앞당긴 것은 새해부터 곧바로 시간 낭비 없이 업무에 착수토록 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자리를 지킨 장수 장관도 교체대상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추측도 있었지만 이번 인사에선 비켜갔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올 한 해를 마무리 지으면서 인사요인도 함께 마무리를 짓고 가자고 한 것"이라면서 "신년도에 새로운 출발, 산뜻한 출발을 위해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수석은 또 "인사는 요인이 있으면 그때 그때 적절한 시기에 한다는 게 대통령의 인사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정권이 해왔던 것처럼 국면전환용 `깜짝 개각'을 지양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수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감사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 그리고 지난 8.8 개각에서 교체키로 했던 장관 두 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서울 G20 정상회의 이후 변화될 경제질서를 반영하고 공정사회라는 화두를 변함없이 이끌어 가기 위해 금융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을 추가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측은 이번 개각의 인선에는 전문성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중경 지경부장관 내정자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정책과 실물경제, 국제경제 분야를 망라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외국과의 경제협력 확대, 국내 산업지원 등의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김동수 공정위원장 내정자도 기획재정부 전문 관료로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소비자 및 서민보호에 적임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김석동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지난 1990년대 구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부동산특별대책반장'과 `금융실명제대책반장'을 지낸 바 있다.
오는 2012년 총선에 출마할 정치인의 경우 이번 개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 의원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3선 동안 내리 이 분야 상임위만 맡았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김영란 전 대법관은 30년 가까운 법조인 생활과 대법관 시절 소수 의견을 많이 냄으로써 약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에 따라 국민권익위원장에 내정됐다.
특히 김 전 대법관은 최근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점 등을 들어 고사했으나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수차례에 걸친 `삼고초려' 끝에 수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상당히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지난 8.8 개각에서처럼 내정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 낙마할 경우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 검증과정에서도 이 부분에 특히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개각 대상 가운데 청문회가 필요한 감사원장과 문화부장관, 지 경부장관에는 모두 법조인 및 관료 출신, 현역 정치인을 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다음 주 중 국회에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 최대한 업무 공백을 줄일 방침이다.
李대통령, `친정강화.전문성'에 방점
靑 "업무 전문성 고려..신년도 새 출발위한 판단"
입력 2010-12-3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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