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남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인 31일 오전 주불이 잡히면서 사실상 완전 진화단계에 들어갔다.
전날 낮 12시50분께 토지면 파도리 구례 동중학교 뒤편 지리산 자락에서 발생, 밤새 왕시루봉과 내한마을 방향으로 번지던 산불은 당국의 합동 진화작업으로 이날 오전 11시께 주불이 잡혔다.
전남도와 구례군, 소방방재청으로 구성된 산불진화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5시께까지 잔불 정리를 마칠 계획이다.
현장으로부터 500여m 떨어진 곳에 30여채의 민가와 지리산국립공원지역이 자리잡고 있으나 인명 피해는 전혀 없었다.
애초 이 산불은 발화 당일 1천여명과 9대의 소방헬기 등이 진화에 나서면서 꺼지는 듯했으나 날이 어두워져 오후 6시 30분께 진화대가 현장에서 철수하면서 되살아나 임야 피해 면적을 12㏊에서 25㏊로 키웠다.
당국은 31일 오전 6시 40분께부터 군청 공무원, 경찰, 의용소방대, 화엄사 스님, 군부대, 국립공원공단 직원, 산림청직원 등 총 1천600여명의 인원과 산림청 헬기 13대, 공군헬기 3대, 소방 헬기 1대 등 17대의 헬기를 동원해 다시 진화작업에 들어갔다.
산불 현장은 산세가 험하고 바람이 부는데다 날씨가 추워 진화에 애를 먹었고, 특히 헬기들은 강추위로 저수지 등에서 소방수를 빨아올리는 스노클이 얼어붙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전혀 없고, 발화원인은 등산객 실화 등으로 추정된다"면서 "잔불 정리 작업을 하고 있으며 또다시 불씨가 살아날 것을 우려해 철수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불로 지리산에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 17마리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곰들이 동면하는 하동, 산청 지역과 상당한 거리가 있고 지리산 주요 대피소에서도 연기 냄새를 전혀맡지 못할 정도였다"면서 "GPS를 통해 17마리 모두의 위치가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