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바로 이어진 주말인 5일 오후 들어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극심한 귀경길 지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출발을 기준으로 승용차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7시간40분이 걸리는 것을 비롯해 목포→서울 7시간, 광주→서울 6시간50분, 강릉→서울 4시간50분, 대전→서울 4시간40분 등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는 "이날 38만여대의 차량이 서울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17만대가 더 귀경길에 오를 예정"이라며 "지정체는 자정이 넘어서야 풀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경부ㆍ서해안 등 곳곳 `거북이 운행' = 경부고속도로는 서울 방향 옥천IC부터 차량이 늘어나 오산IC까지 소통이 좋지 않다.
특히 다른 고속도로와 만나는 지점인 비룡분기점~청원분기점 26.7㎞ 구간과 천안분기점~입장휴게소 17.8㎞ 구간은 차량 속도가 시속 10~20㎞에 불과할 정도로 답답하게 막혀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도 서울 방향 고창IC~군산IC, 대천휴게소~해미IC, 당진IC~화성휴게소 구간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는 인천 방향 문막분기점~양지IC 68㎞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여주분기점~호법분기점 17㎞ 구간은 시속 30㎞ 이하로 꽉 막힌 상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여주방향 김천3터널~성산휴게소 15.8㎞ 구간과 문경새재IC~문경새재터널 7.8㎞ 구간이 지정체를 빚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오후 5~6시에 차량이 가장 많이 몰렸다가 점차 줄어들어 자정 지나면서 정체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제부터 귀경 차량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연휴 마지막날인 내일(6일)은 오늘보다 지정체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오늘 서울에서 빠져나간 차량이 평소 주말보다 적은 만큼 날씨가 풀려 나들이 차량이 귀경 행렬에 겹친 탓에 정체가 빚어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교통량 증가에도 사고는 감소 = 올해 설 연휴에는 귀성ㆍ귀경 차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났지만 교통사고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2∼4일 사흘간 귀성ㆍ귀경 차량은 202만1천297대로 지난해 설 연휴(2월13∼15일)의 196만1천787대보다 3.0% 증가했다.
교통량은 늘어났지만 교통사고는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연휴 사흘간 교통사고는 659건이 발생해 지난해 설 때(934건)보다 29.4%나 감소했다.
사망자 수는 14명으로 지난해와 같았지만 부상자는 989명으로 9.3% 줄었다.
경찰은 이번 설 연휴 상습 정체구간인 경부고속도로 오산IC∼안성분기점(13.3㎞) 구간에서 승용차만 갓길 통행을 허용한 결과 해당 구간 평균 속도가 시속 59.3㎞로 작년 연휴 때 시속 50.8㎞에 비해 올라갔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설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제를 4시간(오전 2~6시)만 해제하던 것을 올해는 6시간(오전 1~7시)으로 늘린 것도 효과를 봤다.
양재IC∼신탄진IC 구간의 평균 통행속도는 지난해 시속 69.8㎞에서 78.1㎞로 증가했으며, 평균 정체 길이도 지난해 51.2㎞에서 32.0㎞로 줄었다.
경찰은 이 기간 전국의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 통행 위반이나 갓길 통행 위반, 갓길 주정차 등 얌체 운전을 단속한 결과 모두 2천49건을 적발했다.
최첨단 촬영장비와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헬기 17대로 공중에서 단속한 것은 버스전용차로 위반 48건, 갓길 주정차 57건, 갓길 운행 20건 등 125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