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이만의(왼쪽) 환경부장관이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를 방문,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제역 매몰지에 대한 2차 환경오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최대 구제역 피해지 중 한 곳인 이천시의 매몰지 시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19일 강원도에 이어 이천시 매몰지 현장을 둘러보고 나서 이천시 매몰지에 대해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 다른 데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호흡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서둘러 매몰하는 과정에서 돼지가 요동치며 매몰지 구덩이 바닥의 비닐이 찢어져 침출수가 유출될 수 우려가 있었는데 이천에서는 안심했다는 것이다.

   이천시가 매몰지 시공에 자신감을 보인 부분은 37만5천918마리(돼지 36만7천938마리)를 매몰하면서도 2차 환경오염을 염두에 두고 쓰레기매립장용 차수막 매트(두께 1.5~2㎜)를 추가로 구덩이 바닥에 설치했다는 점이다.

   소는 안락사해 비닐막만으로 매몰해도 무방하지만, 돼지는 사실상 생매장되는 과정에서 비닐이 손상될 것을 우려해 구덩이 최하부에 차수막을 한층 더 깔았다는 설명이다.

▲ 19일 오후 이만의(왼쪽) 환경부장관이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를 방문,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행 가축 매몰지 환경관리지침에 따르면, 구덩이를 사체 상부로부터 2m 이상 깊이로 판 다음 구덩이 바닥과 옆면에 혼합토를 깔고 그 위에 고강도 방수재질의 비닐(두께 0.1㎜ 이상)을 2중으로 씌우도록 했다.

   이천시는 초기 돼지 매몰지 79곳에 쓰레기매립장용 표면이 코팅 처리된 쓰레기매립장용 차수막을 설치했다.

   하지만, 1월 10일 이후 매몰량이 급증하면서, 시공시간(4~5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자 차수막을 녹색 비닐천막으로 대체했다.

   안락사 후 매몰한 소의 경우 매몰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비닐이 찢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지침대로 2중 비닐로만 시공했다.

   차수막 설치 배경에는 쓰레기매립장 수준의 시공을 주장하는 환경부 출신의 이상목 이천시 환경보호과장의 고집이 있었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매몰작업 시간이 길어지면서 차수막 시공에 대해 현장에서 불만이 나왔지만, 이 과장이 하도 고집해 매몰에 정신 없는 와중에도 매몰지 시공에 공을 들였다"며 "매몰지 2차 오염이 현실화된 지금에서 생각하니 참 잘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