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21일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를 뽑아 가축분뇨처리시설에서 폐수처리하는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골칫거리로 등장한 고농도의 침출수 처리를 놓고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발생 예상량이 6천156만ℓ로 추정된다.
이는 500㎖ 생수 1억2천312병에 이르는 양으로, 지난 12일까지 매몰된 소 15만마리, 돼지 313만마리에서 2개월 간 배출되는 양을 미국 농무부 동식물검역청 기준(소 160ℓ, 돼지 12ℓ)으로 추산해 산출한 것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21일까지 경기도에서 매몰된 소 6만7천마리와 돼지 165만9천마리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3천62만ℓ로 추산된다.
소 7천마리, 돼지 36만7천마리가 매몰된 이천시의 경우 자체적으로 추산해본 결과 2개월간 400만ℓ 안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침출수의 농도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수치로 측정돼 분뇨처리시설을 통한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천시가 지난해 말 예방적 살처분 차원에서 매몰한 뒤 구제역 바이러스 음성판정을 받은 대월면 한 농장의 매몰지 침출수 농도를 조사한 결과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8만5천ppm, 총질소(TN) 1만6천700ppm으로 일반 축산분뇨(BOD 1만3천~1만4천ppm, TN 3천200ppm)에 비해 5~6배 이상 높게 측정됐다.
이천시 관계자는 "기존 보고에 따르면 구제역 침출수 농도가 BOD 기준 8만~10만ppm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고농도의 침출수를 희석해도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 다양한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침출수에 미생물을 넣어 발효액비(액체비료)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침출수가 대부분 혈액이나 육즙이기때문에 미생물로 발효시키면 냄새 없는 양질의 아미노산발효액비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톱밥을 섞어 소각하는 방안, 고온멸균 처리를 거쳐 퇴비화하는 방안 등 모두 4가지 처리방식을 검토 중이다.
고온멸균 후 퇴비화는 침출수를 톱밥, 왕겨, 탈취제 등과 섞어 발효제 처리를 해 매몰하면 땅속 정화과정을 거쳐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며 정운천 전 농림부장관이 제안한 것이다.
이천시도 농가의 축산분뇨 퇴비화 시설을 활용해 과수농가용 퇴비를 생산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정운천 전 장관의 제안(고열멸균 후 퇴비화)은 국민정서나 축산업 발전, 국가 이미지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톱밥 혼합 소각처리 방식을 거론한 바 있다.
이천시 호법면에는 하루 300t 처리용량의 소각장(광역자원회수시설)이 있어 이천시로서는 대기오염문제만 해소되면 한가지 방안으로 추진해볼 만하다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