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지난 25일에는 서울행 KTX열차가 화성시 매송 부근에서 멈춰서는 사건이 발생,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열차는 40여분 후에 출발해서 다행이었으나 광명역 탈선사고 보름 만에 또다시 재발함으로써 KTX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들은 열차화재 등을 감지하는 열감지기가 작동, 안전예방차원에서 일시 정지했던 것이라 해명했다. 지난 11일 광명역 KTX탈선 때 "왜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의식해서 매뉴얼대로 열차를 멈추고 안전점검을 했단다. 동력장치·변압장치·차축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에 부착돼 있는 열감지장치는 안전점검 결과 이상이 없었던 만큼 열감지장치의 오작동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불안하다. 시속 300㎞로 달리는 KTX 열차사고는 상상만 해도 모골이 송연한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1998년에 고속열차 탈선으로 승객 100여명이 사망한 바 있었다. 광명역 탈선사고가 선로전환기의 너트분실·엉터리보수·허위보고 등이 복합된 인재였다는 점에서 불안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더욱 걱정인 것은 근래 들어 KTX고장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산인 'KTX-산천'의 경우만 최근 1년 동안 최소 15건의 차량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13일에는 주요 전동장치인 모터블록 고장으로 국내최장 터널인 금정터널(20.3㎞) 안에서 멈춰서 승객들을 당혹케 한 적도 있었다. 이번에 화성에서 정차했던 KTX-106호 등 일반기종까지 포함하면 차량장애건수 증가는 불문가지다.

아직까진 대형사고가 없어 천만다행이나 KTX열차 특성상 일상적인 유지보수·안전관리 등 사소한 것까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속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커질수록 코레일의 적자는 점증하는 탓이다. 세계 4위의 고속철국가 이미지 실추 및 자칫 200억달러짜리 브라질 및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사업 수주까지 물거품될 개연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KTX의 하자가 이 정도인데 새마을·무궁화 등 일반열차는 물론 도시철도까지 포괄하면 어찌 되겠는가. 일본 신칸센(新幹線)은 1964년 개통이후 자체결함으로 인한 승객사망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