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로 해외여행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여행사와 소비자 간에 계약해지를 둘러싼 분쟁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6일 경인지역 소비자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중국 광둥성에서 사스가 발생한 이후 100여건의 여행관련 피해사례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70%가 사스로 인한 계약취소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사례 가운데는 대부분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와 관련한 배상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김모(38·여·화성시 태안읍 병점리)씨는 지난 3월 중순 S여행사와 2박3일 일정의 동남아여행 패키지 계약을 맺었다.

친목계원과 단체여행을 계획했으나 사스 때문에 계약을 취소하자 여행사 측으로부터 계약 일방파기에 따른 여행경비(680만원)의 20%인 136만원을 변상하라는 요구에 시달렸다.

지난달 말 졸업여행으로 동남아를 계획, H사와 계약했던 정모(23·성남시 수정구 고등동)씨도 국내로 목적지를 변경한 후 회사 측으로부터 피해보상조로 전체 여행 경비의 30%를 요구받았다.

이달 중순 중국으로 부부여행 패키지 상품을 계약했던 수원시 자안구 조원동의 오모(40)씨는 회사 측에 계약 해지를 신청했으나 여행사 측은 계약금의 30%만 돌려주는 등 각기 다른 규정을 적용해 소비자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하면 국외여행의 경우, 여행자의 여행계약 해지요청이 있을시 여행출발일 20일 전까지 통보하면 계약금 전액환급, 10일 전까지는 여행경비의 5% 배상, 8일 전까지는 여행경비의 10%, 1일 전까지는 여행경비의 20%만 배상하면 된다.

전국주부교실 문영선 간사는 “소비자들은 여행사들과 사전에 계약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리하게 배상을 요구할 경우 가능한 계약날짜를 넘기지 않고 신속하게 소비자상담센터에 의뢰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