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12일 발생한 초유의 대통령 전용기 회항 사태와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는 현재 대통령 전용기의 정비 감독을 맡고 있는 공군과 정비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사고 경위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중이다.
특히 김인종 경호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귀국하는 15일 대한항공과 공군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종합적인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경호처는 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잘못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지를 가리기 위해 임차계약서상 관련 조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통령 전용기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의 임차계약 중 관련 내용을 서둘러 보완하고, 과거의 '항공사 CEO 탑승 관행'을 부활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번갈아 대통령 특별기를 운항하던 과거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찬법 당시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특별기에 탑승해 직접 운항을 관리했으며, 회장들이 일정상 어려울 경우에는 사장들이 대신 탑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전용기 체제로 전환되면서 대한항공과 5년 장기임차 계약을 한 뒤로는 이 같은 항공사 CEO 탑승 관행은 사실상 폐지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 전용기의 정비불량은 대통령의 안위와도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비불량으로 인한 회항이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대통령 전용기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철저하게 재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전날 아부다비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UAE 유전개발 참여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회항 사태가 거론되자 "어제 제대로 도착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14일 주가는 고유가, 지진해일로 인한 일본 관광 중단에다 대통령 전용기 회항 사태에 따른 안전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전날보다 7.33% 떨어진 5만6천900원으로 장을 마감해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