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 원삼면 목심리 내 마을 주택들과 신축중인 소 축사의 거리가 20여m에 불과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17일 한 주민이 자신의 집 앞에 생긴 축사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

[경인일보=윤재준·조영상기자]'용인시는 가축시설 천국?'

용인시 곳곳에서 주택이나 아파트단지와 인접한 곳에 축사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다수 시군이 축사 신축시 단독주택이나 주거밀집지역과 일정 간격을 유지토록 하고 있으나, 용인시는 아직까지 관련 조례를 마련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다.

30여가구의 주민들이 조용히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용인시 원삼면 목심리 마을은 최근 축사 문제로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마을과 불과 20여m 거리에 지난 2009년 11월께 외지인인 A씨가 30여마리의 소(비육)를 수용할 수 있는 축사를 짓겠다며 각각 192㎡ 크기의 축사 건물 2개동을 짓기 시작한 것. 지금은 퇴비사(퇴비를 저장하는 시설)만 설치하면 준공검사를 받을 수 있는 상태다.

축사는 인근 노부부의 집과는 불과 3m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민들의 민원으로 현장을 찾은 공무원들은 "어떻게 이런 곳에 축사를 지을 수 있느냐"고 혀를 찼지만, "규제할 관련 법이 없어 어쩔 수 없다"라는 답변만 남겼다.

수지구의 동천동 동문5차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1천334세대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 바로 앞에 20여마리를 키우는 개 사육장이 위치해 있어 주민들이 "소음과 악취로 도저히 못살겠다"며 시측에 수차례나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 역시 '막을 관련 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는 자체적으로 가축사육제한 조례를 만들어 주택과 축사를 일정거리 이상 이격시킨 다른 지자체와 달리 용인시에는 관련 조례가 없어 벌어진 일이다.

실제 구리시와 가평군, 파주시 등은 축사 신축시 주거 밀집지역과 100~200m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고, 이천시는 개 축사의 경우 주택시설과 500m의 거리를 두게끔 조례를 제정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축사 신축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법으로 규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현재 타 시군의 조례를 검토해 관련 조례를 준비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