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인천시 서구가 오는 10월 개통 예정인 경인아라뱃길 인근에 서해 낙조 관광지로 정서진(正西津)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해돋이 명소로 자리잡은 강원도 정동진처럼 해넘이 장소로 정서진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인천시 서구는 경인아라뱃길 사업과 연계한 관광 아이템을 찾던 중 강원도 정동진에 대해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해돋이 장소로 유명한 정동진은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동쪽으로 달리면 육지 끝의 나루'라는 구전문학의 한 구절에서 유래됐다. 그렇다면 서쪽으로는 어디일까? 바로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인근인 것에 착안, 정서진 구상에 들어갔다고 한다. 마침 한국수자원공사가 경인아라뱃길 친수공간에 조성하는 각종 관광 인프라와 연계할 수 있어 사업비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보고 정서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구는 광화문 도로원표의 정서방향 좌표를 측정해 인천 서구 오류동 1539의 6 일대를 정서진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곳은 관광객 접근이 쉽지 않다고 보고 인천터미널 남측에 조성중인 '섬마을 테마파크'에 정서진 관광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구는 이 곳에 표지석과 상징조형물을 설치하고, 높이 77m의 전망대를 만들어 서해 해넘이 광경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세어도 어촌마을, 경서동 녹청자 사료관 등과 연계한 관광벨트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 일대에는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식당·편의시설 등 관광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여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서해지역의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해넘이 행사를 하고 있어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강원도의 정동진이 유명해진 것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인기가 주효했다. 지금은 정서진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개발·홍보마케팅에도 노력해야 한다.

인천대교가 개통한 지 1년6개월이 지났는데도 인천시는 아직까지 관광상품화하지 못한 걸 반성해야 한다. 경인아라뱃길과 연계된 관광상품이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시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논의와 주변 지역 활용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관광지 정서진이 수도권 뿐 아니라 전국의 관광객으로부터 사랑받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