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유관기관이나 대기업 등이 상임위원이나 특정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사례가 빈발해 `눈총'을 받고 있다.

   상당수 의원들은 개인적 친분으로 후원금을 받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청목회 사태' 등 입법로비로 정치권이 얼룩졌던 점에 비춰 이런 후원을 곱게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청장이나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에게 기부금을 내거나 고액 후원자들이 자신의 인적 정보를 숨기는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상임위 유관기관 후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공개한 `2010년도 정당.후원회 등의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국토해양위에는 운수회사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이 많았다.

   한나라당 허천 의원은 강원도 고속버스 회사의 대표이사와 상무, 전무에게서 각각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같은 당 백성운 정진섭 조원진 의원 역시 운수회사 관계자로부터, 이학재 의원은 모 건설사로부터 500만원씩을 받았다.

   또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이종걸 조배숙 의원은 유명 증권사 전 사장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후원받았고,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모 은행 본부장에게서, 같은 당 이사철 의원은 대형 증권회사 대표이사로부터 500만원씩을 받았다.

   의료 및 제약업계 후원금은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에게 몰렸다.

   대한약사회장 출신의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한 제약사 회장으로부터 360만원을 받았고 같은 당 유재중 이춘식 의원과 민주당 주승용 의원도 의사의 후원금을 받았다.

   교육과학기술위의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전 인천시 교육감 후보와 모 사범대 교수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받았다.

   농림수산식품위에서는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새송이버섯 농장 대표이사로부터 500만원을, 같은 당 정해걸 의원은 고려인삼학회 관계자에게 500만원을 받았으며 민주당 김영록 의원은 수산업 종사자로부터 350만원을 받았다.

   ◇대기업 후원 = SK텔레콤 손길승 명예회장은 한나라당 여상규 최구식, 민주당 강봉균 의원 등에게 500만원씩을 후원했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대한항공 지창훈 사장에게서, 신지호 의원은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씩을 받았고 윤상현 의원도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사촌 동생인 허용수 ㈜GS 사업지원팀장에게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범 현대가(家) 일원인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에게, ㈜경동 손달호 대표는 같은 당 정태근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은 한나라당 진영 의원에게 400만원을,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같은 당 서병수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쌍용 조국필 전 사장에게서, 같은 당 정장선 의원은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으로부터 각각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운산그룹 이희상 회장은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과 민주당 김영환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구청장.지방의원 후원, 익명 기부 여전 = 구청장이나 지방의원들이 공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이위준 부산 연제구청장은 이 지역의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연제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3명과 부산시의원 1명도 박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은 대구 수성구 구의원으로부터 500만원을, 민주당 박상천 의원도 고흥군의원 2명으로부터 850만원을 후원받았다.

   `익명 기부'도 근절되지 않았다.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는 인적사항을 기재하도록 한 현행 정치자금법을 어긴 사례이다.

   기부액이 300만원을 넘은 1천663건 중 기부자가 생년월일과 전화번호, 주소, 직업을 모두 기재하지 경우는 5건(0.3%)으로, 전년의 1건보다 4건이 늘었다.

   직업란을 비운 경우는 6건, 생년월일 비공개 8건, 주소를 안 밝힌 사례는 5건씩이었다.

   이밖에 직업을 `직장인'이나 `회사원' 등으로만 표기한 경우는 355건(21.3%),자신의 업체명 대신 사업.사업자.자영업 등이라고 쓴 사례는 448건(26.9%)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