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15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와 북한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당초 우려와 달리 충돌 없이 진행됐다.
전단 날리기 행사를 강행한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는 이른 아침에 전단만 살포하고 임진각을 떠나 파주 주민 등 전단 날리기에 반대하는 측과 직접적인 접촉을 피했다.
또 납북자가족모임 등 일부 보수단체와 파주 주민들은 전단 살포 단체 회원들과 마찰을 빚지 않은 채 북한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지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개 탈북자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6시께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냈다.
전단에는 3대 세습 등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리비아 사태 등 중동의 민주화 열풍을 알리는 내용을 담았으며 탈북자단체는 전단과 함께 미화 1달러 지폐 1천장을 풍선에 담아 띄웠다.
탈북자단체 회원들은 전단 살포 뒤 경찰 요구에 따라 다른 단체의 전단 살포를 지켜보겠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서울로 돌아갔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전단 날리기는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당초에는 전단 살포 뒤 임진각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려 했으나 주민들과 불필요한 갈등의 소지가 있어 바로 서울로 돌아가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회원 10여명도 오전 11시에 갖기로 한 행사를 일부 앞당겨 준비한 전단 10만장 가운데 9만장을 오전 7시께 대형 풍선 9개에 매달아 날려보낸 뒤 나머지 1만장은 오전 11시30분께 장소를 옮겨 오두산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날리고 돌아갔다.
납북자가족모임과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와 문산읍이장단협의회, 임진각상인연합회 등 파주 주민이 극적으로 합의해 마련된 북한 희생자 합동위령제는 오후 2시부터 보수단체 회원 200여명과 주민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들은 전단 살포 단체 회원들이 모두 돌아간 뒤 오전 11시께부터 행사를 준비해 오후 2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추도사 낭독, 살풀이 등 추모공연, 분향 등 추모행사를 갖고 북한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통일 염원을 담은 소형 1천개도 날려보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북한이 원하는 남-남 갈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우리 국민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뜻에서 전단을 띄우는 대신 파주 주민과 함께 합동위령제를 지내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벤트성 대북전단 살포는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전단 살포 행사에 앞서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문산 주민 1명이 대형 트럭으로 임진각 진입로를 막고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 진보단체 회원 10여명이 망배단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오전 5시부터 6개 중대를 동원해 2개 중대를 망배단 주변에 집중 배치했으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경력을 임진각에서 뺀 뒤 주변에 대기하며 상황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