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케이블TV 업계가 KT[030200]의 결합상품 OTS(올레TV스카이라이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다.

   SO와 PP를 아우르고 있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간 결합상품인 OTS는 방송정책에 어긋나는 상품이므로 시장에서 퇴출당해야 한다"며 "유료방송시장의 공정경쟁 환경 구축을 위해 KT의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길종섭 KCTA 협회장은 "IPTV에 대해 정부가 유료방송 발전과 고용창출을 위해 많은 지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IPTV가 방송을 통신서비스를 위해 사은품으로 취급하는 모습 뿐"이라며 "KT와 대화를 통해 해결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민·형사상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병호 PP협의회장은 "OST는 사실상 신규 서비스인 만큼 KT와 스카이라이프가 PP들에게 별도 계약을 통해 보상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다면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콘텐츠 공급 중단도 고려할 것이다. 총회를 통해서 확정된 입장까지는 아니지만 이 부분을 명확히 요구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사업자(SO)협의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KT가 자회사 위성방송을 결합해 '방송+방송'이라는 유례없는 변종 결합상품인 OTS를 내놓으며 저가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KT는 IPTV 사업권을 반납해야 하며 정부는 유료방송과 결합상품 요금에 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경쟁 속에서 유료방송이 상품이 아닌 사은품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정당하게 받아야 할 PP의 프로그램 사용료는 점차 사라지고 거대한 통신시장의 살만 더 찌우게 될 것이므로 정부가 유료방송 출혈 경쟁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TS 상품은 KT의 IPTV인 올레TV의 주문형 비디오(VOD)와 초고속인터넷,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이다. 가장 싼 상품의 경우 한 달 3만2천원에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춰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확보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9년 8월 출시한 OTS는 하루 평균 3천500가구씩 늘었고 KT IPTV의 1월 기준 가입자는 전체 IPTV 가입자 318만명의 절반을 훌쩍 넘어 57%에 달하는 180만명으로 늘었다.

   케이블TV 업계가 이처럼 OTS 상품에 대해 잇따라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OTS 상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IPTV 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이 줄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 등의 시선도 곱지 않다.

   경쟁 IPTV업체 관계자는 "OTS 상품은 통신시장에서 지배력을 갖춘 KT가 내부적으로 부당한 지원을 해서 만든 결합상품으로 보고 있다"며 "일단은 SO와의 갈등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보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대응 전략을 고민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T는 "OTS는 방통위에서 인가를 받은 방송통신 컨버전스 상품임에도 SO들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지 않고 IPTV의 채널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며 "케이블TV 회사들도 이미 통신시장에 진입해 300만명 가까운 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며 방송과 통신시장에서 모두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